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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이 안 풀리려니 이렇게까지 안 풀릴 수도 있구나.' 지난 주말 대부분의 울산 팬들이 느꼈을 감정일 것 같다. 울산은 전북을 상대로 0:2 패배를 당했다. 이번 시즌 첫 패배였다. 9라운드를 마친 현재, 전북과 울산의 승점은 4점 차로 벌어졌다.

  이상하리만치 좋지 않은 일들이 몰렸던 주말이었다. 안팎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악재에 악재가 겹쳤다. 흔들리는 팀을 다잡으려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던 경기였다.

 

故 김명만 현대청운중학교 여자축구부 감독

 

  경기를 하루 앞둔 토요일 아침, 갑작스레 날아든 비보가 있었다. 현대청운중학교 여자축구부의 故 김명만 감독이 별세했다는 소식이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현대청운중은 울산의 모기업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운영하는 유스 팀 중 하나다. 한 식구나 다름없다. 부고를 전해 들은 구단 내부의 분위기는 무거웠을 것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그 날 오후엔 울산 팬들마저 뒤흔든 사건이 있었다. 한 언론매체의 기자가 인터넷 방송과 단독 기사로 '신진호-한국영 트레이드 루머'를 알린 것이었다.

  해당 기자는 인터넷 방송에서 이 이야기를 전하며, "강원 측에 물었더니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에이전트 업계에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수준이다. 확률로 보아도 50%가 될지 안 될지 모르겠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러나 이 루머가 몰고 온 파장은 꽤 컸다. 축구 커뮤니티 유저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신진호와 한국영을 두고 저울질을 했다. "강원이 손해다.", "울산이 무조건 이득이다." 각자의 의견들이 쏟아졌다.

  울산 팬들은 대부분 "시즌 도중에 주장을 트레이드하는 것은 좋지 않다."라는 의견과 함께, "왜 하필 이 타이밍에 이상한 루머가 퍼지냐."며 안타까워했다. 혹여나 이 루머가 전북전을 준비하고 있을 선수단에게 악영향을 끼칠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당일, 경기 시작 직전까지도 순탄하게 흘러가질 않았다. 발표된 선발 라인업을 확인하며 경기 시작을 기다리던 시각, 눈앞이 깜깜 해지는 소식이 들려왔다. 선발 출전을 위해 워밍업을 하던 신진호가 경기 시작 30여 분을 남겨두고 급작스레 이상을 호소했던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워밍업 도중 어지럼증을 느끼며 쓰러졌고, 곧 일어나 제 발로 걸어 나오긴 했지만 가슴에 답답함을 느꼈다고 한다. 울산 코칭스태프들은 신진호가 경기를 소화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고, 대신 교체 명단에 있던 이근호를 선발 명단에 올렸다. 경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그것도 경기 시작을 30분도 안 남긴 상황에서 플랜 A가 무너졌던 것이다.

 

 

 

망가진 플랜 A: 김도훈 감독은 무엇을 하려 했을까?

 

 

  우선 기존의 선발 라인업을 살펴보며, 김도훈 감독이 구상했던 플랜 A를 짐작해보자. 선발 라인업에서 특기할 만한 점은 김기희의 왼쪽 센터백 포지션 출전과 고명진의 윙어 포지션 출전이었다.

 

  울산은 전북을 상대로 물러나서 역습을 노리기보다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빌드 업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려 했다. 그 의도는 중원 조합에서 읽을 수 있었다. 울산은 신진호, 원두재, 윤빛가람으로 중원을 구성했다. 이 중원 조합을 위해 2선에서 뛰는 U22 선수 이상헌 혹은 박정인이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대신, 왼쪽 풀백 자리의 설영우가 U22 선수로 기용되었다.

  그리고 그 설영우가 바로, 앞서 언급했던 김기희와 고명진이 출전하게 된 이유였다.

 

  김기희의 출전은, 일반적인 생각들과는 달리, 그렇게까지 난데없는 것은 아니었다. 김기희는 7라운드 강원전, 8라운드 서울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9라운드 전북전까지 선발 출전 기록을 이어갔다고 해도, 그것이 뜬금없는 변화는 아니다. 그렇다면 왜 불투이스가 아닌 김기희였을까?

  이번 경기에 설영우가 상대해야 하는 것은 전북의 오른쪽 윙어 한교원이었다. 한교원은 이번 시즌 '커리어 하이'를 예상할 만큼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심지어 7·8라운드에서 연속 골을 기록했다. 누구나 이번 경기 울산이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로 한교원을 꼽았다.

  그런 선수를 프로 데뷔 1년차 왼쪽 풀백에게만 맡길 수는 없었다. 두 선수의 경험 차이가 어떤 돌발 상황을 일으킬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김도훈 감독은, 왼쪽 풀백 설영우의 곁에 김기희를 배치했다. 김기희의 경험이라면 설영우의 실수를 커버할 수 있을 것이었다. 게다가 김기희는 발이 빠르다. 한교원의 상대로도 불투이스보다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오른쪽 윙어 자리의 고명진은 종종 볼 수 있었던 모습이었다. 2라운드 수원전에도 중앙과 측면을 오가는 역할을 수행한 적이 있었고, 6라운드 성남전에도 윤빛가람과 교체된 설영우 대신 오른쪽 윙어 포지션에서 뛴 적이 있었다. (이청용이 아닌 고명진이라는 점에서 의문을 느낄 수도 있다. 기사에 따르면,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던 것은 이청용 본인의 요청이었다고 한다.)

  윙어 고명진 카드를 꺼내 든 김도훈 감독의 의도는 오른쪽 측면을 주요 공격 루트로 활용하겠다는 것이었다. 왼발잡이에 기술이 좋은 고명진을 오른쪽 측면에 배치해 중앙 지향적인 플레이를 기대했다. 빌드 업 상황에서 고명진이 중앙으로 이동하며 중원 싸움에 힘을 실을 수 있었다. 또, 고명진이 움직이며 생긴 측면 공간으로 김태환이 전진하는 장면도 기대할 수 있었다.

  오른쪽 측면을 주요 공격 루트로 선택한 것은 왼쪽의 약점을 가리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설영우가 지금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왔지만, 그래도 전북의 측면 자원들과 비교한다면 아직 미숙했다. 이토록 어려운 경기에, 어린 왼쪽 풀백에게 너무 많은 역할을 주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김도훈 감독은 오른쪽 측면 공격의 비중을 높여, 왼쪽으로 공격하는 상황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설영우의 부담을 덜어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계획은 신진호의 부상 이탈로 시작부터 틀어지고 말았다.

 

 

 

플랜 B: 왜 이근호였나?

 

  신진호의 부상 직후, 김도훈 감독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다. 준비했던 플랜 A에서 신진호의 역할을 다른 선수에게 맡기는 플랜 A‘로 갈 것인가, 예정과는 다르지만 플랜 B로 갈 것인가.

  이미 출전 명단을 제출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은 한정적이었다. 교체 명단의 선수들 중 한 명을 신진호 대신 출전시켜야 했다.

 

  플랜 A‘는 위험 부담이 있었다. 신진호를 완벽하게 대체할 만한 자원이 없다는 점이었다.

  신진호는 지난 라운드, 96분 동안 11,766m를 뛰었다. 이는 K리그1·2를 통틀어 가장 높은 뛴 거리 기록이었다. 비단 지난 라운드뿐만 아니었다. 이번 시즌 울산에서 신진호가 맡은 역할은 넓은 지역을 오가며 공격 숫자와 수비 숫자를 늘려주는 것이었다.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어도, 중요한 장면마다 그 근처에는 신진호가 있었을 정도로 많이 뛰는 선수였다.

  울산엔 신진호만큼 뛸 수 있는 중앙 미드필더가 없다. 고명진은 종종 체력적 한계를 보였고, 윤빛가람은 다른 타입의 선수였다.

  다른 경기였다면 고명진을 신진호 포지션으로 옮기고 이동경을 투입해, 불완전하더라도 플랜 A‘를 시도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전북전이었다. 경기의 중요도는 차치하더라도, 어설프게 상대해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택한 것이 플랜 B였다. 김도훈 감독은 신진호 대신 이근호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근호가 윙으로 뛰게 된 울산은 전혀 다른 콘셉트의 팀이었다. 중원에서의 주도권을 어느 정도 전북에게 내주는 대신, 경기장을 넓게 쓰며 측면을 공략하는 모습이었다. 중앙의 고명진, 윤빛가람, 원두재는 중앙에서 패스를 주고받으며 빌드업을 진행시키기보다, 반대편 측면으로의 전환 패스를 자주 시도했다.

 

 

  나쁘지 않은 전략이었다. 물론 경기 초반 전북이 전방과 측면의 압박 강도를 높였기 때문에, 공격 작업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전북이라도 90분 내내 그런 압박 강도를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었다. 언젠가는 빈틈이 생길 것이고, 그 빈틈을 잘 공략한다면 울산에게 분위기가 넘어올 수 있었다.

 

  슛 횟수 차이가 있긴 했지만, 슛을 기록했던 장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북이 대단히 우세했던 경기 내용은 아니었다. 김기희가 퇴장당하고 10 대 11 구도가 되기 전까지, 울산은 1회의 슛을, 전북은 4회의 슛을 기록했다.

  울산의 슛은 세트 피스 상황에서 윤빛가람의 크로스 패스를 이근호가 헤더로 결정지으려 했던 장면이었다. 이근호는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에서 이용과의 헤더 경합을 이겨내며 전반전 울산의 유일한 슛을 기록해냈다.

 

 

  반면, 전북의 슛은 전부 페널티 에어리어 바깥쪽에서 시도했던 중거리 슛 장면들이었다. 전반 9분 김보경의 슛은 고명진의 다리에 막혔다. 전반 11분 한교원의 중거리 슛은 조현우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18분 이승기의 슛은 프리킥 상황에서 손준호가 짧게 내준 것을 받아 먼 거리에서 중거리 슛을 시도했던 장면이었고, 전반 23분 조규성의 슛은 김기희의 파울 장면 직후, 전북에게 어드밴티지룰이 적용된 상황에서 시도했던 중거리 슛이었다.

  다시 말해, 울산은 김기희의 퇴장 전까지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에서의 슛을 허용하지 않았다. 위험 지역에서의 수비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울산이 이대로 전반전을 견뎌냈다면, 후반전 전북의 체력이 떨어졌을 때 이청용을 투입하며 전술을 바꾸고, 반전을 노릴 수 있었다.

  그러나, 김기희의 퇴장으로 플랜 B마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김기희에게는 동업자 정신이 없었을까?

 

  김기희는 전반 23분 김보경의 발목을 향한 위험한 태클을 시도했다. 이에 대한 징계로, VAR을 거쳐 전반 26분 레드카드를 받았다.

  경기 종료 후 많은 언론들은 이 장면을 '김기희가 동업자 정신을 잃었다.'라고 표현했다. 김기희가 지나치게 거칠었고, 악의적으로 김보경에게 부상을 입혔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과연 그랬을까? 김기희는 정말 김보경의 발목을 노리고 태클을 시도했을까?

 

  김기희의 태클 장면을 이전 상황에서부터 연결 지어 보자. 이용이 전방을 향해 롱 패스를 시도했다. 낙하지점을 미리 파악한 김기희가 가슴 트래핑으로 공을 받아냈다. 그런데 이 트래핑이 조금 길게 떨어지고 말았다. 김보경이 달려들어오고 있었다. 김기희는 급한 대로 공을 걷어내려 몸을 날렸다. 김보경은 김기희의 태클이 닿기 전에 조규성에게 공을 연결해냈다. 김기희의 발이 향하는 곳엔 이미 공이 없었다. 그러나 김기희는 몸을 날린 상황이었다.

 

 

  김보경이 공을 몰고 오다 태클을 당한 파울이 아니다. 공의 소유권을 놓고 찰나의 순간 동안 두 선수가 경합하는 장면이었다. 그 순간 동안, 김보경은 영리했고, 김기희는 성급했다.

  김기희의 태클이 지나치게 거칠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김기희가 김보경의 발목을 노렸다고 보는 것 또한 너무 지나친 것 아닐까? 친정 팀을 상대하는 수비수와 상대 팀의 에이스였던 미드필더, 두 선수는 모두 이 경기에서의 활약이 간절했다. 두 선수 모두, 저 순간 각자의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필자는 김보경의 부상이 불운한 사고였다고 생각한다.

 

 

 

10 VS 11 싸움은 원래 어렵다.

 

  퇴장 이후의 경기 내용은 울산의 일방적인 수세였다. 김도훈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의 원두재를 센터백으로 내려, 4-4-1 포메이션을 만들었다. 수적 열세로 더 이상 울산의 정상적인 공격 전개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지역 방어로 전북의 공격을 버티고, 역습을 노리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수적 우위를 점한 전북은 강한 압박을 유지하며 울산을 몰아붙였다. 수비에 성공하더라도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로는, 압박을 이겨내고 정확한 롱 패스로 역습을 시도하기가 어려웠다. 김도훈 감독은 윙어 이근호를 빼고 센터백 불투이스를 투입했다. 원두재를 다시 미드필더로 복귀시키고, 김인성을 주니오와 같은 선상까지 전진시켰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울산은 전북의 공격을 꽤 잘 막아내었다. 전반 44분 기습적인 세트 피스를 놓치는 바람에 한 골을 실점하긴 했지만, 후반전 중반까지 1점 차를 유지하며 기회를 기다렸다.

  비욘 존슨이 투입되고, 이청용이 투입된 뒤 마침내 울산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35분부터 마지막 10여 분, 울산은 그 시간에 모든 것을 건 듯했다. 최전방의 비욘존슨, 김인성, 이청용은 물론이고, 미드필더 라인과 수비 라인까지 과감하게 전진하며 전북을 압박했다. 후반 막판의 느닷없는 압박에 전북은 당황한 듯 보였다.

 

슬금슬금 올라오는 미드필더들과 이어진 기회

 

  그러나 울산은 찾아온 기회를 살려내지 못했다. 흔들려도 전북은 전북이었다. 몸을 날리는 수비수들과 골키퍼의 선방으로 울산의 역습을 견뎌내는 모습이었다. 특히 김인성과 설영우의 슛 장면은 정말이지 너무나도 아쉬웠다.

  하지만, 이번 경기만큼은 그 두 선수의 결정력을 비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후반 35분까지 80분, 유달리 길게 주어졌던 전반전 추가 시간까지 고려하면 84분을 뛴 선수들이었다. 전반 25분 즈음 김기희가 퇴장을 당했던 것을 생각하면, 수적 열세를 이겨내며 1명분 이상 뛰어야 했던 시간은 거의 1시간이었다.

 

  퇴장 이후 김인성은 주니오와 같은 선상에서 뛰었다. 후방에서 공을 빼앗으면, 역습 찬스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뛰어나가야 했다.

 

예를 들면 이런 장면: 이승기가 패스를 시도할 때까지만 해도 울산 진영 한가운데에 있던 김인성은, 다음 장면에서 이미 하프 라인을 넘고 있다.

 

  수비 장면에서 김인성은 주니오와 함께 최전방에서 상대의 패스 길목을 막아서는 모습이었다.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낮은 지역까지 내려와 수비를 돕는 장면도 있었다.

  이번 경기에서 김인성은 뛴 거리도 많았고, 스프린트 횟수도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후반 막판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뚫어야 하는 상대는 실시간으로도 최소실점팀이었던 전북의 수비진이었다.

 

예를 들면 이런 장면: 김인성의 헌신적인 수비 가담

 

  그런가 하면 설영우는, 지금까지 프로 무대 공식 경기에서 80분 이상을 소화해본 적 없는 선수다. 이제 겨우 세 경기를 뛴 신인이라, 아직 풀 타임을 소화할 만큼 경기 체력이 완전치 못하다. 설영우가 가장 긴 시간 동안 경기를 소화했던 것은, 데뷔전이었던 5라운드 포항전이었다. 당시에도 설영우는 80분경 허벅지 근육에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된 바 있다.

  이번 경기에서도 81분(후반 36분), 설영우는 슛을 시도한 직후 종아리를 부여잡았다. 순위를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에, 수적 열세 상황에서도 열심히 뛰어주었다. 하지만 아직 설영우에게는 힘에 부치는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설영우는 간단한 처치만 받은 뒤, 다시 투입되어 남은 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교체 카드를 모두 사용한 상황이라 교체를 해줄 수도 없었다.

  이런 상황이니만큼, 설영우의 득점 실패도 차마 비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10 대 11의 싸움은 원래 어렵다. 양 팀의 전력이 비등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이번 경기 모든 울산 선수들의 분투는 측은지심이 들 만큼 치열했고, 처절했다.

 

  안타깝게도, 체력 부담을 감수하고 시도했던 울산의 공격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리고 그 무리한 시도의 후폭풍은 참혹했다.

  종료를 1분여 남긴 상황에서 울산의 수비진은 쿠니모토의 드리블 돌파를 아무도 막아내지 못했다.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골. 울산이 시즌 첫 패배를 받아들여야 할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시즌은 계속된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도훈 감독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이제 리그에서 한 번 졌다. 다음 경기 준비 잘하겠다."라는 경기 소감을 남겼다. 그 말 그대로였다. 준비한 것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었던 상황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뛰었다. 그리고 그 결과로 9라운드만에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을 뿐이다.

  울산의 남은 시즌은 아직 길다. 전북도 항상 완벽한 팀은 아니다. 열여덟 경기나 남은 시즌을 치르다 보면, 분명히 미끄러지는 순간이 온다. 그 순간까지 울산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착실히 이겨나가며 찾아올 기회를 노려야 한다.

  부디 김도훈 감독도, 선수들도, 그리고 팬들도 이번 경기 결과에 좌절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좌절하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멋지게 뒤집어냅시다. 우여곡절 없는 우승 스토리는 재미도 없으니까요.

 

 

 

이 글은 제휴 파트너, 울산 팬 커뮤니티 '울티메이트'와 함께합니다. (이미지 클릭 시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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