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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해안 더비 1차전(5월 4일, 10라운드)

 

 

 

 

 

푸른치: 자, 2부는… 지난 시즌에 했던 4번의 동해안 더비를 좀 더 세부적으로 리뷰해 보자.

 

시안블루: 아, 지난 시즌 동해안 더비? 1차전 같은 경우는 스틸야드에서 2:1로 이겼었지? (푸른치: 어, 그랬지.)

김기동 감독 부임 후 2번째 경기였지. 첫 경기, 수원이랑 했던 홈경기는 1:0으로 이겼고, 동해안 더비가 2번째 경기였는데. 솔직히 전력상으로는 포항이 앞선다는 생각을 전혀 안했었어. 감독의 전술적 능력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었지. 지금이야 김기동 감독을 매우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 때 당시에는 드러난 게 없었던 때니까. 한 경기 보고 어떻게 알겠어? 그래도 홈에서 하는 더비 매치고, 감독도 경질됐으니 경질 버프로라도 좋은 결과 얻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었어.

(그런데) 그 경기가 반등의 계기였지. 그 때는 우리가 4위로 시즌을 마감할 줄 몰랐잖아? 9위~10위 정도 위치였으니까. (시즌 마치고 돌이켜 보니) 그 반등의 계기가 된 경기였어.

우리가 먼저 신진호한테 골을 먹었어. 신진호가 골 넣고 김도훈 감독한테 달려가서 경례 셀러브레이션 했었지?

 

푸른치: 응, 슬라이딩 촥~ 하면서.

 

시안블루: 신진호 이적 사가를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데, 처음에 신진호가 포항에서 중동으로 임대 갔다가, 2015시즌 중간에 포항으로 돌아왔어. 그리고 그 다음 해에 군대를 갔어야 했는데, 포항이랑 계약이 그 복귀 시즌 마치고 끝났던 거야. 난 당연히 재계약하고 입대할 줄 알았는데, 서울로 가더라고? 서울에서 군대 가기 전에, 프리킥으로 골 넣고 했던 게 그 경례 셀러브레이션이었잖아.

신진호가 골 넣고 경례를 하는데, 그 장면이 오버랩 되면서 여태까지의 과정이 다 떠오르는 거야. 얘가 포항 떠날 때부터 군 전역하고 우리 더비 팀으로 이적하고, 우리 홈에 와서 골 넣고 그 셀러브레이션을 하는 거까지.

그리고 더 중요했던 건 그 경기 전에 미디어 데이 때,

 

푸른치: 셀러브레이션 하겠다고 (선언했었지.)

 

시안블루: 응, 그런 말도 했었잖아. 현재 소속 팀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근데 결국엔 골을 넣었네? 심지어 김도훈 앞까지 달려가서 슬라이딩 하면서 경례를 올리는데, 나 그거 보면서 X열받았거든? “저 XX 뭐야, 저거!”하면서?

 

푸른치: 거의 K리그의 아데바요르였지.

 

시안블루: 그치, 그래서 열 받아 있는데, 한 5분 뒤엔가? 이진현이 김승대 어시스트 받아서 동점골. 더 좋았던 건 역전골이었어. 오승훈이 쳐낸 공이 김승대 앞에 떨어진 거야! 김승대가 왼발 인사이드로 밀어넣었지. 우리 더비 상대 팀 골키퍼가 실수해서 골을 넣었다는 게 너무 기분 좋았어.

그리고 그 때는 뭐, 시즌 순위에 대한 생각은 없었고, 2019시즌 첫 더비 경기에 이겼다는 게 제일 큰 의미였지. 울산 팬 입장에서는 어땠냐?

 

푸른치: 울산 팬 입장에서는… 전반전까지만 해도 좋았어.

이 경기가 아까 얘기했던 박용우가 결장했던 두 경기 중에 한 경기였거든? 이 날 믹스랑 신진호가 같이 나왔는데, 어느 선수가 수비, 어느 선수가 공격 이런 식으로 롤을 나눴다고 하기보다는 번갈아 공격과 수비를 오갔고, 그 결과로 신진호가 첫 골을 넣었어. 그때까지만 해도 기분 X좋았지.

신진호가 미디어 데이에서 자기는 포항에서 서울 이적할 때 욕을 많이 먹었기 때문에 셀러브레이션을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진짜 셀러브레이션을 하더라? 와~ 이거다! 넌 내 아들이다! 넌 우리의 아들이다! (시안블루: (웃음)) 뭐, 이런 느낌이었는데,

그 이후에 답답한 점이 많았어. 울산의 공격적인 측면에서, 전방 선수들의 움직임이 부족해서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백쓰리가 고립되는 양상을 보였어.

포항은 플레이를 되게 잘했어. 최순호 부임 기간 동안은 김도훈이 포항 상대로 굉장히 우세했거든? 근데 김기동 부임하고 첫 경기였잖아?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는데 울산은 거기에 대처를 제대로 못했어.

 

<전술 이야기 요약>

  양 팀 모두 4-2-3-1 포메이션으로 나왔지만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사뭇 달랐다.

  포항은 4-2-3-1 형태를 유지하면서 공격을 전개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백포라인 앞에서 공을 받아주고, 이걸 측면으로 뿌려주는 게 공격의 시작이었다. 측면의 윙어가 공을 받으면 중앙에 있던 이석현과 김승대, 그리고 풀백이 윙어 근처로 다가가서 지원을 해주는 형태로 공격이 전개되는 모습이었다.

  울산은 수비 시에 4-4-2 형태로 수비 블록을 만들어서 지역 방어를 했다. 문제는 이 블록이 좁게 형성되다 보니, 포항이 한쪽 측면으로 공을 전개했을 때 반대쪽 측면의 포항 선수에게 공간을 내주게 되는 점이었다. 그리고 포항은 그 반대 공간을 굉장히 잘 공략했다. 이수빈과 정재용이 뒤쪽에 머물면서 공을 받아줄 준비가 되어있다 보니, 측면에서 막힌다 싶으면 공을 뒤로 빼서 바로 반대편으로 전환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울산은 공격을 시작할 때, 포메이션을 3-4-3으로 전환하는 모습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한 명이 센터백 위치로 내려오고, 나머지 한 명은 공격형 미드필더 근처로 전진해 위치했다. 이런 식의 움직임이 공격 전개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쳤다.

  포항 또한 지역 방어를 수비 전술로 준비해왔다. 양 팀의 다른 점은 측면 전환 속도였다. 더블 볼란테가 후방에 머무르는 포항에 비해, 공격 전개 시 원 볼란테 포메이션이 되는 울산은 공을 후방으로 물려도 반대편 측면으로 빠르게 전환하기 힘들었다. 상대 최전방 자원들이 홀로 남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압박했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포항의 측면 전환 과정은 이진현>정재용>완델손으로 1~2명의 선수만 거치면 반대편 측면으로 공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울산의 측면 전환 과정은 정동호>김수안>신진호>윤영선>이명재와 같은 식으로 여러 선수를 거치는 경우가 많았다. 당연히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그 동안 포항의 수비들은 반대편 측면으로 이동해 수비 진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푸른치: 그래서 그 때 김승대가 캐리 했지.

 

시안블루: 그치, 맞지.

 

푸른치: 컷백으로 첫 골 어시 하고, 오승훈이 쳐낸 거 밀어 넣으면서 1골 1어시. 김승대 하드 캐리.

그리고 이 경기에서 류원우가 집중력이 좋았어. 포항이 두 골 넣은 다음에 울산이 공격을 밀어붙였거든? 계속 골문 앞으로 붙여주는 양상이 있었어. 그 때 기억에 남는 게 김인성이 하프 발리 슛을 때리고, 류원우가 쳐낸 걸 다시 한번 슛 했던 것도 막아내는 장면도 있었어.

 

시안블루: 아, 그런 장면이 있었나?

 

푸른치: 응, 그랬을 정도로 수비적인 집중력이 좋았고, 울산이 코너 킥을 4번 연속으로 얻어낸 상황도 있었어. 그런 장면들 동안 방어를 잘 해서 2:1 스코어를 지켜냈다는 점에서, 포항이 준비를 굉장히 잘했던 경우였지.

 

시안블루: 갓기동…! 결론: 갓기동!

 

푸른치: 갓기동이지.

 

 

 

 

 

 

2. 동해안 더비 2차전(6월 15일, 16라운드)

 

 

 

 

푸른치: 2차전 이야기를 울산 먼저 하자면, 2차전은 1차전의 연장 같은 느낌이었어.

울산이 2차전을 준비하면서 포메이션을 바꿔왔거든? 4-2-3-1에서 4-1-4-1로 바꿔왔어.

불투이스는 부상으로 빠져있었고, 윤영선…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시안블루: 아마 부상이었겠지.

 

푸른치: 응, 아마 부상이었을 거야.

이 때 우리 홈에서 1:0으로 이겼었어. 이게 강민수가 세트피스 골을 넣고, 이걸 지켜내면서 이겼었지. 이 때 울산이 되게 잘했었어.

전체적인 평을 하자면, 울산이 지난 경기를 복기하면서 포항의 약점을 잘 파악해온 느낌이었어. 포항이 지난 경기에 측면 위주로 빌드 업을 진행했다고 했잖아? 울산은 이 경기에서 수비 시 4-5-1같은 형태를 유지했는데 이게 포항에게 잘 먹혔어. 미드필더 5명이 횡적으로 넓게 측면의 공간을 다 커버하면서 측면의 빌드 업을 막았던 거지.

만약 그 때 포항에 팔로세비치가 있었다면 중앙에서 풀어줄 수 있는 자원이 있으니까 측면과 중앙을 번갈아 활용하면서 이 수비를 뚫어낼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때는 팔로세비치가 없다 보니까, 측면이 막히면 중앙에서 풀 수 있는 자원이 없었어. 이석현이 유려한 공미는 아니잖아. (시안블루: 그치.) 그렇다 보니, 측면이 막히니까 애를 먹는 경향이 있었어.

울산은 강민수의 골 장면 외에도 공격 상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어. 그 때 경기를 다시 보면, 믹스랑 김보경이 최전방으로 올라가고, 주니오가 2선보다 아래까지 내려오는 등, 전체적인 팀의 형태가 변칙적이었어. 양 측면에 있던 김인성이랑 이동경은 중앙으로 좁혀 들어오면서 플레이를 했는데, 이 날 이동경이 정말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었어.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위협적인 중거리 슛을 몇차례나 보여줬거든. 물론 그런 장면들이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측면과 중앙이 팀 단위의 움직임과 원터치 플레이로 공격을 풀어나가는 장면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

그래서 울산이 세트피스 한 골로 경기를 가져가긴 했지만, 포항에 적절하게 대응을 하면서 어느 정도 압도했던 경기라고 평가하고 싶어. 혹시 2차전 기억 나는 거 있냐?

 

시안블루: 2차전 기억 나는 건 그거지. ‘저게 과연 골일까?’ 솔직히 말하자면 골일 가능성이 높긴 해. 아마 그 때 VAR로 나온 화면이 2개였어 내 기억엔.

 

푸른치: 어 맞아. 골 안에서 찍은 게 하나 있었고, 대각에서 찍은 게 하나 있었고.

 

시안블루: 응, 대각인데 골 라인에 약간 붙어서 찍은 거였지. 그래서 정황상 골일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그래도 포항 팬 입장에서는 주관이 개입을 하지.

 

푸른치: “어? 안 넘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시안블루: 그치, 혹시나, 만에 하나, 만분의 일이라도 안 넘었을 수도 있지 않나? K리그 VAR은 골 라인 판독기, 호크아이도 안 쓰면서 어떻게 저걸 판단하지?

내가 제일 마음에 안 들었던 점은, 골라인과 동일 선상에서 찍은 화면이 없는데, 그 때 VAR도 했었잖아? (푸른치: 응, 했었지.) 그런 화면 자체도 없는데 VAR을 통해 골 인정을 한 거야. 물론 골일 가능성은 90% 이상이지만, (심판이) 100% 확신할 상황은 아니란 말이야? 그러니까 ‘저 영상을 보고 뭔 골 판정을 한다고 하냐’ (그런 불만이 있었지.)

 

푸른치: 그 장면에 대해서 울산 팬 입장도 이야기하자면, 우리도 좀 어리둥절 했었어. 왜냐면.

 

시안블루: 혹시나 아닐 수도 있잖아.

 

푸른치: 아냐, 우리가 어리둥절 했던 건 골에 대한 판정시비가 아니었어. 울산 선수들은 이거 핸드볼이다.

 

시안블루: 그랬나?

 

푸른치: 응, 그래서 강민수도 그 상황이 끝나자 마자 심판한테 핸드볼 파울 어필을 했단 말이야? PK 달라고? 그러고 심판이 온 필드 리뷰 하러 가데? 그래서 우리는 '제발 PK! 제발 PK!'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골 인정. 이렇게 된 거야.

 

시안블루: 아, 그 상황에? 아이고…

 

푸른치: '어? 이게 들어간 거였나…?' 이런 느낌이었지.

그래서 그 경기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울산 팬 입장에서는 솔직히, 찝찝하지. 필드 골로 확실히 결정지은 것도 아니고, 세트피스로 넣은 골도 바운드 되면서 골 라인을 넘었냐, 안 넘었냐 그 시비가 있었던 경기였으니까.

 

시안블루: 솔직히 99% 골이긴 해. 그냥 1%의 희망을 갖는 거고. 포항 팬 입장에서는. 골인 것 같긴 했어. 혹시나 하는 거지. 동일 선상에서 찍은 장면이 없다 보니까.

 

 

 

3. 동해안 더비 3차전(10월 6일, 33라운드)

 

 

 

 

 

시안블루: 3번째 동해안 더비는 33R. 포항에서 했었지. 2:1로 역전승했던 경기. 그 때 안티콜이 처용전사 쪽에서 2개가 나왔어. 첫 번째 안티콜은 그거였어.

 

푸른치: “저기 고철 놈~ 저기 고철 놈~ 아챔 못 가는 고철 놈들이 라이벌이네~”

 

시안블루: 응, 그거였고, 두 번째는, “신진호 울산, 김승대 매북”

 

푸른치: (흥에 겨워) “이명주는 북패, 우찬양은 경! 찰! 서! 이수빈은 어디로 갈까, 고철 놈들에겐 미래가 없네~”

 

시안블루: 이거였는데, 울산 서포터즈 쪽에서 하루 전인가 이틀 전인가 (이 두 곡을) 선공개를 했어 인터넷에. 그래서 그걸 거의 공개되자 마자 들었었는데, 듣자 마자, ‘와, 이거 대박이다… 이 미친 놈들.’ (웃음) 이거 열받네? 약오르네? 이런 생각이었거든?

근데 나는 서포터즈 활동도 안하고, 애초에 직관을 가도 N석으로 안 가니까. 그냥 그러려니 했지. 아 되게 재밌다, 약오르네.

 

푸른치: 스토리를 또 하나 만드는구나.

 

시안블루: 응, 잘 만들었네, 약오르네 그냥 이런 생각이었지.

그러고 경기 당일에 갔는데, 포항 서포터즈들이 (새 안티콜을) 현장 공개를 하더라고. <저기 고철 놈> 멜로디에 맞춰서, “울산 놈들, 맨날 준우승, 별이 두 개래, 별이 두 개래, 별이 두 개래” 이 노래 공개를 현장에서 한 거야. 와, 나 그거 듣고 깜짝 놀라서. 와 이거 (응원전도) 대박이다. 이런 생각을 했었고.

또 그 날이 포항한테는 해병대의 날이었어.

 

푸른치: 아 맞아, 그 날 해병들 되게 많이 왔지.

 

시안블루: 응, 그래서 해병들 2,000명 초청하고, 포항 선수들도 특별히 해병대 에디션 유니폼 입고 경기를 했었지.

근데, 선제 골을 먹었어, 김태환한테. 특히 내가 싫어하는 김태환한테. 골 먹는 과정도 참…

 

푸른치: (그 장면 생각하니 또 감격) 그 셀러브레이션이 XX 멋있었지. 가슴팍에 엠블럼 치면서 XX, 와…

 

시안블루: (웃음) 왼쪽 사이드에서 땅볼 크로스가 올라왔는데, 어영부영하다가 김태환한테 흘렀어. 그 날 김태환이 윙포로 나왔었으니까.

 

푸른치: 응, 주니오가 때린게 맞고 나온게 김태환 쪽으로 갔었을 거야, 아마.

 

시안블루: 응, 그 때 심상민이 슬라이딩 했는데 벗겨지고 바로 골 먹혀버렸지. 선제골을 먹었어 일단은.

와 근데 해병들도 많이 왔고, 팬들도 제법 왔고, 분위기도 좋은데, 안타깝더라고. '와, 이거 X됐다…' 그 때 또 우리가 파이널A 경쟁하고 있었거든 상주랑.

 

푸른치: 그치, 그 때 너네가 그 경기를 이겨야 진출 가능한 상황이었지?

 

시안블루: 거의 그랬지. 상주가 그 라운드 이기면 우리도 이겨야 올라가는 상황이었지. 그래서 선제골 먹자 마자 나는 폰 켜서 상주 상무 경기 문자 중계 틀고, 그러고 보고 있었지.

그렇게 후반전이 흘러가는데 김승규가 너무 잘하더라고. 유효 슈팅을 다 막아, 여유도 있고. 얄미워 죽겠더라고.

근데 여차저차하다가 우리가 PK를 얻더라?

 

푸른치: 응, 완델손이 김창수에 밀리면서.

 

시안블루: 응. 근데 그게 좀… 이게, 그 장면만 보면 '이거 PK다' 할 수 있지만, 사실 시즌 1년 동안 심판들이 해왔던 판정을 보면, (푸른치: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 않았나?') 응, 이건 진짜 놀리는 게 아니라, 울산 팬 입장에서는 '저걸 PK주나'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해.

근데 뭐, 결국 PK 선언이 됐고 팔로세비치가 골을 넣었지.

근데, 이게 또, 직관 갔던 사람들은 아는데 PK 선언되고 김승규가 시간을 엄청 끌더라고. 괜히 음료수 마시고, 시간 끌고, 심리전이 대단하더라고. 그래서 포항 팬들 야유하고, 근데 결국엔 골이 들어갔지. 그 때 포항이 PK로 동점 골 넣은 게 내 기억이 맞다면 87분인가 그랬을 거야.

 

푸른치: (미리 준비해 온 타임라인 확인하고) XX 정확하네, XX.

 

시안블루: 당연하지 직관했으니까. (웃음) 그래서 얼마 안 남았다, 이거 역전을 해야 우리가 파이널A로 간다, 그러고 있었는데,

원래 후반전의 포항은 윙 플레이 성향이 되게 강해. 경기장 최대한 넓게 쓰면서 윙어랑 풀백을 활용한단 말이야? 근데 (그 날은) 이상했던 게, 팔로세비치가 공을 잡았는데 측면으로 벌려야 할 이광혁, 이 미친 놈이 가운데로 들어오는 거야? 뒤에 김용환도 안 올라왔는데. 거기다 한 술 더 떠서 또 팔로세비치가 이광혁한테 줘, 그리고 본인은 바깥으로 빠지더라고? 그래서 ‘아 그래도 이거 잘 만들면 상대 흔들고 좋은 기회 나오겠다’했는데, 이광혁이 바로 그냥 Z+D로 감아서 때려버리더라고! 이게 92분인가?

 

푸른치: 확인해보자… (타임라인 확인하고) 93분이네.

 

시안블루: 1분 차이네. (웃음) 그렇게 골 넣고 스틸야드는 열광의 도가니로. 강현무 반대편에서 뛰어와서 셀러브레이션 하고 난리가 났었지.

그래서 이 경기가 주는 의미는 우리가 드디어 상승세 타고 파이널A를 간다. 그리고 우리 팀은 항상, 스플릿 라운드(지금의 파이널 라운드) 때는 상스(파이널A)든 하스(파이널B)든 좋은 결과를 가져왔었다. 그런 면에서 희망적이었지.

 

푸른치: 이걸 울산 팬 입장에서 이야기해줄까?

내가 초반부터 불안했고 아쉬웠던 부분은 일류첸코가 경고 누적으로 빠지면서 포항에 원톱으로 나올 선수가 없었어. 실제로도 송민규가 제로톱(폴스나인)으로 나왔었잖아?

그렇게 나올 거라는 걸 울산에서도…

 

시안블루: 알고 있었겠지.

 

푸른치: 알고 있었겠지. 당연히 알고 있었어야 하고.

제로톱(폴스나인)으로 나온다는 거는 스위칭을 많이 하면서 상대 수비를 많이 흔들겠다는 이야기잖아. 그럼 어느 정도 대책이 미리 갖춰져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보면 전반전에는 (울산이) 잘 막아내긴 했어. 0:0으로 마쳤으니까. 근데 그 이후의 대처가 진짜, XX 말아먹었지.

(울산이 대처를 못했다고 이야기하는 이유가) 그 때 선발 백포라인이, 박주호-불투이스-윤영선-김창수였어. 가장 큰 문제는 그 백포 중에 빠른 선수가 없었어.

 

시안블루: 응.

 

푸른치: 불투이스랑 윤영선은 센터백이니까 그렇다고 쳐, 풀백들이… (다 느린 선수였던 거야.)

포항이 빠른 선수가 많은 편이잖아. 에이스라고 불리는 완델손부터 빠른 유형의 측면 자원이고. (시안블루: 응, 그치.) 일류첸코가 못 나오는 상황에서 (포항의 당시 스쿼드를 생각했을 때) 포항이 윙어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그 자리를 대체할 거라는 건 경기 전부터 예측이 가능했다고 생각하거든? 근데 백포라인 구성을 그런 조합으로 했다는 게 첫번째 문제였다고 생각해. 김태환을 굳이 윙어로 올리고 김창수를 풀백에 세웠다는 거. 실제로 김창수의 파울로 PK 동점골을 허용하기도 했었고.

그래도 김태환이 골 넣으면서, ‘아, 내가 틀렸구나’ 했었는데, 이후에 김기동 감독이 대처를 되게 잘했었어.

순서를 보면, 51분에 김태환 골이 들어가고 56분에 공미로 나왔던 이수빈이랑 윙포워드 허용준을 교체를 해. 이게 어떤 의미냐면, (공미를 쓰던 4-2-3-1에서) 4-2-4 포메이션으로 바꾼다는 의미거든? 심동운, 완델손, 송민규, 허용준이 스위칭 해가면서 경기를 풀어나가겠다는 의도가 확연히 보이는 교체였는데, 울산은 거기에 제대로 된 대처를 안 보여줬어. 교체 이후에 포항은 속도가 더 빨라진 거잖아? 이수빈이 나가고 허용준이 들어왔으니까. 심지어 그 다음에는 송민규랑 이광혁을 교체하면서 체력까지 보충했어. 그럼 애초에 선발 라인업부터 느린 선수들로 수비진을 구성해온 울산 입장에선, 그 때라도 빠르고 커버 잘하는 수비 자원을 투입했어야지. 그런데, 그 다음 울산이 했던 교체는 68분 세컨톱 자리의 박정인을 빼고 황일수를 넣으면서 황일수-김보경-김태환. 그러니까, 상대가 역전을 꾀하려고 승부수를 던졌는데, 우리는 그냥 항상 하던 거나 하고 있었던 거야. 이게 두번째 문제.

그 다음에 포항이 최영준을 빼고 팔로세비치를 투입하거든?

 

시안블루: 밸런스를 포기하고라도 공격적으로 나섰던 거였지.

 

푸른치: 응, 그러면 이제 변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던 4명의 최전방 윙어들이 이제 날카로운 침투 패스까지 받을 수 있게 (환경이 조성)된 거거든. 그러면, 그 때라도 대처를 해야 하는데, 울산은 80분에 믹스랑 데이비슨을 교체해. 데이비슨을 풀백으로 세우고, 박주호를 중미로 옮겨와.

박주호가 기존에 풀백에서 뛰었으니까 수비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사실 박주호는 아까 베스트일레븐 파트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볼 키핑과 안정적인 패스로 팀의 안정성에 기여를 하는 선수지, 수비적인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란 말이야? 박용우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팔로세비치가 공을 잡았을 때, 박용우도 박주호도, 둘 다 압박이 조금 늦었어. 그렇다 보니까, 팔로세비치가 볼을 쉽게 키핑을 하고 완델손한테 로빙패스를 보냈고, 완델손이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침투하면서 공을 잡았는데, 김창수가 뒤늦게 그걸 저지하다가 PK선언이 됐지. 그리고 팔로세비치가 PK를 성공시키면서 동점이 됐어.

내 생각에는 그 때라도… 그 때 교체를 하더라도 중원을 포기하면 안됐다고 생각해. 믹스가 빠지면서부터 중원 싸움에서 울산이 밀리기 시작했거든? 그럼, 이 경기를 이겨야겠다 싶었으면 중원을 강화해서 팔로세비치의 수비력을 공략했어야지. 근데 울산은 박주호를 빼고 주민규를 넣어버려.

 

시안블루: 응, 맞어. 그러면서 중원 싸움 그냥 밀려버렸지.

 

푸른치: 응, 그러면서 포메이션이 이상해져버렸어. 넓은 다이아몬드 4-4-2. 윙어 둘에 공미 하나, 수미 하나, 이렇게 배치를 시키면서 중원이 아예 비어 버린 거야. 그렇다고 투톱이 계속 중원 싸움에 가담해주는 상황도 아니었고. 결국 수비적인 부담은 박용우 혼자 온전히 받아내야 했고, 김보경은 수비까지 내려올 만한 체력이 안되는 상황이었지.

그런 상황에서 이광혁이 안쪽으로 좁혀 들어오면서, 박용우 앞에서 팔로세비치와 교차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박용우 입장에서는 이게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었던 거야. 박용우가 나쁜 선수라는 게 아니라, 차라리 전문 수미였으면 더 좋은 판단으로 다른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르는데, 박용우는 애초에 전문 수미도 아니잖아.

그러니까 박용우 입장에서는 (팔로세비치를 따라가는 게) 최선의 판단이었는데, 그게 팀 입장에서는 악수였던 거지. 그리고 안쪽으로 들어온 이광혁이 프리하게 중거리슛을 때리면서 경기를 결정짓는 버저비터 골이 나왔지.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계속 김도훈이 악수를 뒀던 경기였던 거야.

 

시안블루: 그 덕분에 우리는 파이널A로 갔고.

 

푸른치: 그 나비효과로 파이널A에 남은 포항이 마지막 라운드에 울산의 발목을 붙잡았지.

 

시안블루: 자 그럼 마지막 라운드 이야기를 해볼까?

 

 

 

(당시 술기운이 오르기 시작했던 푸른치는 ‘안티콜과 김광석’에 대한 토픽을 까먹었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3부 녹음을 진행하기 전에야 이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진행할 수 있었다.)

 

 

 

푸른치: 어제 그 애기 했었나?

 

시안블루: 무슨 얘기?

 

푸른치: 김광석이랑, 안티콜.

 

시안블루: 안했었지.

 

푸른치: 응, 그 33라운드. 파이널 라운드 직전 경기. 그 때, 울산이 안티콜 준비를 야심차게 했잖아.

 

시안블루: 그치, 곡을 두 개를 냈었지.

 

푸른치: <저기 고철 놈>이랑,

 

시안블루: 응, <이수빈은 어디로 갈까>. 그게, <이수빈은 어디로 갈까> 같은 경우는 원곡이 이탈리아 민요 <Bella Ciao>. K리그에서는 인천 서포터즈들의 응원곡이, (푸른치: 제일 유명하지.)

응,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곡인데. 멜로디가 좋아서 그런지 나한테는 크게 대미지가 없었어. 포항 팬인데도. 그리고, 흥얼거리게 돼, 듣다 보면. 게다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이수빈은 어디로 갈까가 밈으로 굉장히 유행했었기 때문에 (이젠 별로 크게 대미지는 없어.)

 

푸른치: 결국엔 전북으로 갔지.

 

시안블루: 그치. 아이, 괜찮아. 임대니까. 매북이 잘 키워줄 거야. 우리 수빈이.

 

푸른치: 완전영입 옵션 없냐?

 

시안블루: 그건 기사로는 알려진 바가 없는데, 추측은 할 수 있잖아?

선수 인터뷰나 구단에서 낸 보도자료 보고 추측을 하면, 없는 것 같아. 최영준도 그렇고 이수빈도 그렇고. 대신 임대 선수한테 흔히 거는 원 소속팀 경기 출전 금지 조항, 이건 있다는 걸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었어.

그렇게만 보면, 포항 입장에서는 즉시 전력감을 얻었고, 1년동안. (푸른치: 그치.) 대신 유스 출신 유망주를 내주기는 했지만.

전북 입장에서는 이수빈과 최영준만 놓고 현재 능력을 비교한다, 그러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텐데, U22 쿼터를 채울 수 있는 주전급 자원을 1년 동안 얻었다고 생각하면 완전히 손해는 아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

 

푸른치: 그치, U22 룰에 부합하는 선수가 필요한데, 송범근이 이제 U22 룰 적용이 안되니까.

 

시안블루: 그리고, 어차피 감독이 모라이스잖아. 최영준 있어도 안 써, 얘는! 내가 봤을 땐.

 

푸른치: 허, XX… 왜 영입한 건지 모르겠어, 솔직히.

 

시안블루: 그러니까. (웃음) 그러면, 모라이스가 최영준을 올해도 안 쓸 거라는 전제만 깔면 이수빈 임대 영입은 나쁘지 않은 영입이지. 전북 입장에서도.

 

푸른치: 뭐, 안티콜 이야기를 하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나는 그 노래(<이수빈은 어디로 갈까>)를 되게 좋아해.

Bella Ciao를 잘 몰랐거든? 그냥 인천 서포팅곡 중에 하나로 알고 있었지, 원곡이 있는 것도 몰랐었는데. 이게 나온다고 인스타로 선공개를 했었어. 경기 이틀 전에. 이거 부를 거니까 많이 들어달라고.

그... <저기 고철 놈>은 조금 약했고 솔직히 <이수빈…>이 제일... (시안블루: 그치, 임팩트가 있었지.) 응, 임팩트가 강했잖아, 그 안티콜이라는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내가 알기로는 아마 울트라스 파랑 소속인 분이 그걸 개사했었을 거야. 그 분이 계속 다음 작업물을 만들었으면 좋겠는 게, 가사 쓰는 센스가 되게 좋았어.

 

시안블루: 어, 맞어 나 깜짝 놀랐잖아. 처음에.

 

푸른치: 이게, 대중 가요 가사를 쓸 때도 사용하는 스킬 같은 건데, 멜로디에 맞춰서 음절을 끊고 노랫말의 띄어쓰기까지 고려해서 단어를 배치하는 작업을 ‘음절을 따서 작사한다’고 하거든? 그 작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곡의 느낌이 확 구려지기도 하고 확 세련되게 바뀌기도 하는데, 그런 점을 되게 잘 캐치해서 만드셨더라고. 나 그, (시안블루: ‘우찬양은 경찰서’ 그 부분) 응, 그 부분에서 ‘와, 이 사람 센스있다. 이 사람 되게 야마 있게 가사 잘 쓴다.’ 그렇게 생각했었거든.

 

시안블루: 계약 해지 오피셜 떴어. 우찬양. (웃음)

 

푸른치: (웃음) 어쨌든 그래서, 그 분이 다음 번에는 안티콜이 아닌, 라이벌 경기 아니더라도 쓸 수 있는 서포팅 곡을 또 만들어 주셨으면 하는, 그런 한 명의 팬으로서의 마음으로 보고 있고.

 

시안블루: 그 다음에, <저기 고철 놈>은?

 

푸른치: <저기 고철 놈>은, 솔직히 말하면 <저기 고철 놈>보다 <별이 두 개래>가 조금 더 임팩트가 강한 느낌이야. (웃음)

 

시안블루: (웃음) 맞아. 그 곡이 나왔던 때가 33라운드, 동해안 더비 3차전이었잖아? 울산이 두 곡을 발표했던 경기도 그 경기고.

포항 서포터즈 쪽에서는 온라인 상으로는 전혀 대응을 안했어. 곡을 안냈단 말이야? 그래서 난 좀 아쉬워 했었지. '우리는 대응을 안하나?' 근데 현장 공개를 해버리더라고. <저기 고철 놈>이랑 같은 원곡을 써서 <별이 두 개래>라는 노래를 만들었어.

포항 같은 경우에는 2018시즌부터 전광판을 N석, S석 양쪽에 달아놨는데, 원정석쪽 전광판에는 서포팅 곡 가사를 띄워준단 말이야? 와, 근데 거기다가 안티콜을 띄웠어. 물론 전광판에 ‘울산 놈들’이라는 표현을 쓰진 않았지만, 서포터들은 울산 놈들이라고 원래대로 부르고, 그랬었지.

현장에서 그런 모습을 보면서 '와, 이거 재밌다!' 그랬는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맨날 준우승을 해버린 거지. 작년에도. 그래서 12월 1일 경기 마치고 다 같이 그 노래를 부르는데, 선수들, 특히 송민규 완전 날뛰고, 일류첸코 머플러 펼치고 있고,

 

푸른치: 행복했겠다, XX

 

시안블루: 아주 신나더라고, 그런 노래가, 또 명곡이 탄생했구나 싶었지.

 

푸른치: 그 같은 경기 때 그렇게 안티콜이 나왔었고, 그리고… 김광석 도발은,

 

시안블루: 아, 그거는 일단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벌금 1,000만 원 징계를 받았었고,

 

푸른치: 그거 모금하지 않았냐? 천만 원?

 

시안블루: 모금해서, 천만 원 못 채웠어. 서포터즈들이 모금했었는데, 오백 몇 십만 원인가? 반절 조금 넘게 채운 걸로 알고 있거든?

벌금은 당연히 구단에서 냈고, 모금한 돈은 김광석이 서포터즈랑 본인 이름으로 기부를 했어.

 

푸른치: 그 때 좀… 어…. 그 때 나는 그 원정을 못 갔었거든? 근데 간 팬들 이야기를 다 들어보니까,

김광석에 대해서라면, 울산 팬들이라면 어느정도 (감정이) 안 좋을 수가 있잖아.

 

시안블루: 안 좋지, 그 때(2013시즌) 강민수랑, 그 사건도 있었고.

 

푸른치: 응응, 그 뒷다리 후린 게 김광석이었나?

 

시안블루: 그랬었지.

 

푸른치: 그런 사건도 있었다보니, 올드 팬, (고민) 사실 올드 팬이라고 하기도 뭐하다.

 

시안블루: 10년도 안 됐으니까, 아직.

 

푸른치: 응, 13년도 일이었으니까. 어쨌든 그 때부터 봐왔던 사람들은 김광석에 대한 악감정이 있었더라도, 최근들어 울산 팬이 된 사람들은 김광석에 대한 별 감정이 없었을 거란 말이야? 그냥 라이벌 팀의 레전드 급 수비수? 그냥 그 정도였을 텐데,

그 날 내가 아는 커뮤니티들에서 ‘나 울산 팬 뉴비다’ 하던 사람들까지도 다 멘탈 터진다고, X극혐이라고 글을 올리고, SNS에도 그런 글이 올라오는 걸 봤었거든.

정확하게 뭐 어떤 장면이었는지는 봤냐? 너는 그 반대편에 있었으니까…

 

시안블루: 나는 반대편에 있었는데 그렇다 보니 그 장면을 정확히는 못 봤어.

내가 경기장에서 직관하면서 본 거는, 종료 휘슬이 울렸는데, 갑자기 김태환이 달려들고, 주니오가 달려들어서 김광석이랑 시비가 붙은 그 장면만 보고, '이야, 김태환이 김태환 했네'라고 생각을 했어, 처음엔.

근데 나중에 인터넷에서 확인하니까, 내가 봤던 글 내용은 뭐였냐면, 경기 중에 골아웃이 돼서 골 킥 상황, 그냥 골키퍼한테 공을 줘서 골 킥으로 경기 재개하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그 공이 울산 서포터즈 앞 쪽에 떨어져 있었대. 근데 그걸 울산 서포터즈 쪽으로 차는 모션을 했다더라고.

아마 내 생각에는 그 장면에서 벌금 천만 원이 나왔을 거고.

 

푸른치: 관중 위협…

 

시안블루: 응, 그치, 그건 잘못된 행동이 맞아. 공을 찼든 안 찼든.

그리고 또 문제가 됐던 행동이 경기 끝나고도 울산 서포터즈 앞에 가서, 그 날 우리가 역전승했었잖아, 막판에 두 골 넣어서. 그러면 원정 온 팬들은 기분도 안 좋고, 더비전이기도 하니까 더 기분이 안 좋았을 텐데, 그 쪽에 가서 도발을 했다더라고.

그리고 우리가 역전골인가 동점골 넣었을 때도 도발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어.

 

푸른치: 어떻게 보면 되게 구단에 대한 자긍심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게 큰 선수라서… 그런… 음, (김광석이) 과몰입한 거지, 시쳇말로.

 

시안블루: 그치, 그리고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공 차는 모션만 안 했어도 벌금이 천만 원까진 안 나왔을 거야.

김광석은 선수고, 울산 서포터들은 라이벌 팀 팬이지만 결국 축구 팬이잖아. 프로 선수가 팬들을 위협하는 행동이나 도발하는 행동은, 어느 정도 선은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좀 심했어.

 

푸른치: 그 모션만 안했어면 그냥, 벌금도 거의 없었을 수도…

주민규가 벌금을 받았었나? 왜 그 전북 원정 가서 골 넣고 도발 셀러브레이션 했었잖아.

 

시안블루: 그거 아마 벌금 안받았었을 거야.

 

푸른치: 그니까 그 정도 도발 정도에서 그쳤으면 나 같은 울산 팬들은 그 정도에도 화가 나서 김광석을 깠겠지만, 울산 포항을 제외한 타 팀 팬들 같은 경우에는 ‘뭐, 저 정도는 할 수 있지’ 얘기가 나왔을 텐데, 그 이후에 울산 팬들의 목격담이 막 올라오면서…

 

시안블루: 그건 좀 정말 많이 오바였지 않았나 (라는 반응이었지.)

 

푸른치: 뭐, (사실 타 팀 팬들은) 별 상관 없었겠지. 솔직히 말하면 김광석의 그 태도에 대한 문제보다, 그 주니오가 손가락으로 김광석 입 찌른 거.

 

시안블루: 어, 그 김광석 조커 만들었던 짤.

 

푸른치: 응, 그게 (사건 자체보다) 더 커뮤니티 상에서는 밈화 됐었지.

 

시안블루: 응, 그게 그냥 웃긴 짤로 많이 돌아다녔었지.

김광석은 참… 이건 이 사건에 대한 실드는 아니고, 좀 팬으로서 안타까운게, 프로 선수로 뛰는 동안 파울 수보다 피파울 수가 더 많은 수비수야. 내가 알기로는 퇴장 기록이 없어, 프로 선수로 뛴 기간 내내. 그 만큼 깔끔한 수비를 지향하는 선수인데,

이상하게 임팩트 있는 사건들, 2013년도 때 강민수 뒷다리 걷어찬 사건이랑, 이번 도발 사건 때문에, 약간 이미지가 거친 선수가 돼 버렸다고.

 

푸른치: 그니까 울산만 만나면 눈이 뒤집히는 스타일이네.

 

시안블루: 그치, 라이벌리가 되게 강한 선수인 것 같아.

그래도 이번 일은 과했어. 오버였지.

 

푸른치: 근데 사실, 어떤 팀을 응원하는 팬 입장에서는 솔직히 내로남불이잖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그걸 보고 좀 좋았다고 느꼈을 포항 팬들도 있었을 것 같아.

 

시안블루: 나도 그렇긴 했어. 잘못한 것도 인지하고, 벌금도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은 했는데, 통쾌했지 어느 정도는.

 

푸른치: 울산 팬 입장에서는 기분 나쁜 일이지. (시안블루: 당연하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었던 것도 맞고.)

근데 만약 김태환이 동해안 더비에서 김광석처럼 뭔가, 물론 김태환이 팬들을 향해서 그러지는 않았겠지만. 뭐, 태클을 깊게 한다든지, 선수들 사이에 선시비를 걸어서 벤치 클리어링? 축구 용어는 아니지만. 그런 상황이 오면, 울산 팬들 입장에서는 그게 경기를 과열시키는, 혹은 잘못된 행동으로 볼 수 있더라도 커버를 쳐주고 싶은 거나 마찬가지지.

 

시안블루: 나는 선수의 관중 도발 같은 경우, 잘못된 것은 맞는데, 통쾌하기도 하고, 선수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난 우리 팀이 지고 라이벌 팀 선수, 김태환이라든지, 그런 선수에게 도발을 당해도, 그걸 욕하면서도 이해는 할 수 있을 것 같아.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더비의 특수성도 있고.

솔직히 포항이랑 울산 경기 아니면 K리그1, K리그2 내에서 이런 모습이 연출될 만한 경기가 없다고 생각해. 그나마 슈퍼 매치? 그래도 걔들은 동해안 더비에는 안되는 것 같아. 치열한 맛이 좀 덜해.

 

푸른치: 그치, 뭐, 아무래도. 솔직히 말해서 좀 드라마 같은 느낌이 들지, 슈퍼 매치는. 이게 뭐, 깎아내리려는 건 아닌데, 제3자 입장에서, 바깥에서 보면 ‘어, 치열하다’하는데, 좀… 치열함을 위한 치열함 같은 느낌이 있어.

 

시안블루: 그리고 선수들끼리 되게 친해, 수원이랑 서울. 데얀 봐, 슈퍼 매치 와중에도 욘스랑 하이파이브하고 그러잖아, 교체 아웃 될 때.

 

푸른치: 근데, 우리 같은 경우에는… 아, 이건 언론에도 나오지 못한 이야기이긴 한데,

재작년 5월 5일, 똥차새끼(토요다) 역전골 넣었던 동해안 더비 때, 경기 다 마치고 울산 뒤풀이 하는데, 그 때 강민수가 무대 올라가서 이야기하면서 ‘개인적으로 그 팀 되게 싫어한다’

 

시안블루: 근데 나는 그런 거 들어도 별로 화가 안 나. '야, 저 선수는 팀을 정말 사랑하는구나. 이게 더비지.' 멋져. (웃음) 근데 그런 강민수를 보내 버렸다는 거잖아, 부산으로.

 

푸른치: 그니까, 나는 이해가 안된다니까. 그래, 뭐, 이적까지는 이해할 수 있어. 근데 동해안 더비에 선발로 안 내세웠다는 게! (진짜 이해가 안 가)

지금 우리가 본 동해안 더비 네 번 중에 강민수가 나온 경기가 딱 한 경기였는데, 울산이 유일하게 이긴 경기가 그 경기거든?

그러니까, 강민수가 울산 유스 출신은 아니지만, 울산에서 오래 뛰고, 아챔 우승 같은 역사적인 순간을 다 겪은 선수란 말이야?

 

시안블루: 131201같은 역사적인 순간도.

 

푸른치: 스읍… 뭐, 어쨌든 그런 일들을 다 함께 겪은 팀의 레전드 급 선수라고 생각한단 말이야? 울산에 대한 애정도 되게 큰 선수고, 포항에 대한 라이벌 의식도 없을 수가 없는 선수인데, 그런 라이벌 의식을 이용하기 위해서라도 선발로 세우는 게 맞지, 동해안 더비에는. 올시즌 폼이 나쁜 것도 아니었고.

근데 파이널 라운드에서 강민수를 거의 안 쓰더라고. 강민수가 안 나온 경기에 실점을 안 한 것도 아닌데. 우리 서울전 빼고 다 실점했어. 불륜라인이 시즌 초만큼 단단하지 못하다는 건 결과 기록만 봐도 뻔히 보이는데, 그런데도 마지막 경기에 강민수를 제외시켰다는 게 너무 아쉬우면서도…

이래서 김도훈이 나가야 한다 라는…

 

시안블루: (웃음) 결론은, 룸동아웃.

 

푸른치: 그치. 나 진짜 그 때 X빡쳤었다니까? 룸동 유임 기사 뜨고, 전술코치 안 들인다 기사 떴을 때.

그 때 내가 인스타에다가, 미친 소리라고, 무슨 X소리냐고. (시안블루: (웃음)) 당연히 나가야지!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데, 아무도 책임 안 지고 피해 있다가, 시즌 시작할 때 되니까 얼굴 비추고.

심지어 새해 인사 올라왔었거든?

 

시안블루: 김도훈? 영상으로?

 

푸른치: 응, 영상으로. 어젠가? 그젠가?

 

시안블루: (놀람) 아, 이제 올라왔다고? 아, 팀 소집하고 나서~

 

푸른치: , 이제 올라왔는데, 실실 쪼개면서 이야기를 하더라고. 사태 파악이 안되나, 진짜?

물론, 울산 팬들 중에는 ‘어차피 유임한 거, 그냥 보자’하고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긴 한데, 난 ‘그냥 보자’해서는 작년이랑 똑같은 꼴 난다고 생각하거든. 작년보다 못할 거야, 내가 봤을 땐.

그래서, 화가 많이 난 부분이지. 강민수를 활용하지 않았다는 부분도.

 

 

 

4. 동해안 더비 4차전(12월 1일, 38라운드)

 

 

 

 

시안블루: 자 그럼 마지막 라운드 이야기를 해볼까?

 

푸른치: 마지막 라운드로 넘어가자.

 

시안블루: 마지막 라운드에 울산은,

 

푸른치: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어.

 

시안블루: 경고누적으로 못 나온 선수가 믹스랑 김태환. 믹스랑 김태환이 못 나온다는 걸 알았을 때, 아 너무 기쁘더라고. ‘야, 이거는 됐다!’

 

푸른치: (빠진 선수들이 너무) 주력자원이었지.

 

시안블루: 응, 얘네 둘만 없으면 우리 할 수 있다.

솔직히. 그 전 경기까지는 더비라는 특수성에 의존해서 ‘우리보다 전력이 앞서지만 (정신력 무장 잘하면) 비빌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었는데, 얘네 둘이 안 나오면 전력차도 줄어들기 때문에, 더더욱 할 만하다. 그래서 희망찬 마음으로 원정을 갔었지. 비 맞으면서 응원도 하고.

결과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왔지. 그 당시 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였어. 울산 우승 못하게 하고, 우리는 대구 제치고 4위까지 올라가고.

 

푸른치: 나는 마지막 경기 때 코칭스태프들에 대해서 실망한 점이 되게 많았어.

그 전 경기랑 전전 경기가 서울전, 전북전이었단 말이야? 서울전 때도 정상적인 공격전개가 안됐고, 전북전 때도 안됐어. 그러면 뭔가 대책을 내놨어야 했는데, (그런 게 보이질 않았어.)

심지어 포항전에는 그 공격전개의 중추가 됐던 믹스가 못 나와, 그럼 ‘중앙에서의 공격전개가 어렵다’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는 거잖아? 코칭스태프보다 축구 모르는 일반 팬 입장에서도 울산에서 믹스가 빠졌다. 라는 상황이면, 아, 중앙만 파기보다 다른 공격 루트를 노려야 하겠구나, 라는 판단을 할 수 있잖아? 근데 그대로 나왔어.

박주호가 안정적이긴 하지만 공격적인 패스에 있어서 믹스처럼 유려함을 보이는 선수가 아니란 말이야? 그럼 중원장악력의 부재를 인정하고, 측면이나 롱 킥을 활용한 공중전 같은 플랜B를 꺼냈어야 했는데, 그냥 박주호를 믹스 자리에 놓고, 원톱은 그대로 주니오를 세웠어. 주니오 공중 볼 진짜 못 받거든. (시안블루: 응 맞어.) 그러니까 공격 전개에 대한 준비를 하나도 안 한 거야.

숏 패스로 전개하는 건 믹스가 없으니 안돼, 롱 패스로 전개하는 건 주니오가 나왔으니 안돼. 그런 상황에서 포항을 맞이했는데,

첫번째 실점은 윤영선의 실수가 컸지. 빌드 업 과정에서 볼 키핑 미스가 나면서, 그걸 팔로세비치가 끊고,

 

시안블루: 팔로세비치가 송민규한테 주고, 송민규가 슛 했던 게 불투이스 맞고 굴절되면서 완델손이 득점한 (장면이었지).

 

푸른치: 응, 그렇게 어이없게 실수에 의한 선제골이 나왔지만, 동점골 넣었을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절망적인 느낌까진 아니었어.

근데 이 동점골도 주목해야 할 점이, 울산이 매우 잘 만들어서 넣은 골이 아니고,

 

시안블루: 김광석이 미끌어지면서.

 

푸른치: 응, 비 오는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실수가 나오면서 넣을 수 있었던 골이었다는 거야.

그래, 여기까지는 둘 다 실수 한 번씩 하면서 동점으로 전반전 끝냈다고 쳐. 그럼 전반전을 봤잖아, 눈 뜬 장님도 아니고, 중원에서 안 풀리는 장면도 봤고, 그래서 중원 생략하고 롱 패스로 때렸더니 (공중 볼 싸움이 안 돼서) 계속 연결이 안되는 장면도 봤으면, 과감하게 교체를 했어야 했어. 믹스가 없으니까 안되면, 아예 주민규를 넣어서 롱 패스 위주로 가든가. 근데 그러질 못했지.

그냥 전반전 끝나기 전부터 너무 평범한 교체를 했어. 저번 경기처럼, 박정인을 빼고 황일수를 넣고. 그렇게 후반전을 나섰다가 일류첸코한테 실점하지.

심지어 실점 장면이랑 비슷한 장면이 전반전에도 있었어. 주니오 동점골 직후에. 골 취소가 되었어도, 그렇게 위협적인 장면을 겪고 하프타임이 됐으면 세트피스 수비를 수정해서 나왔어야지!

슛을 세 번이나 내주면서 우왕좌왕에, 슛 코스에 몸도 못 대보고...

 

시안블루: 첫 골은 울산 팬들도 알다시피, 윤영선의 실수였고. 그 실수는 뭐, 2부리그 팀이 와도 그 상황에서는 골을 넣을 수 있었을 거야.

근데 두 번째 골은 진짜, 전반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고, 131201에도 그랬고, 세트피스 혼전 상황에서 세컨드 볼을 누가 따내느냐 싸움인데, 그건 집중력 문제가 제일 큰 것 같아.

 

푸른치: 맞아, 집중력 문제가 제일 컸어. 3번 연속 슛 허용은 진짜…

 

시안블루: 처음에는 정재용이 헤더를 했고, 골대를 맞고 나와서 전민광이 슛한 건 김승규가 진짜 동물적으로 잘 막았어, 근데 세번째까지는 안 되더라고. 일류첸코가 넘어지면서 툭 찬 게 먼 쪽 포스트로 들어가면서 2:1이 됐었지.

 

푸른치: 그 이후에도 교체 상황을 보면 기가 차. 실점 3분 후인 59분에,

 

시안블루: 김성준 넣었었나?

 

푸른치: 아냐, 박주호를 빼고 주민규를 넣어. 공미 자리에 있던 김보경을 중미로 내리고, 주민규 주니오를 투톱에 세우는 거야. 뭐 나름대로 공격에 힘을 싣는 교체였는지는 몰라도,

중원이 X털리는 데다가, 이 날 포항이 울산 윙어들에 대한 대비를 잘 해왔거든. 그래서 다 막히니 김인성을 빼고 김성준을 넣어. 다시 김보경을 윙으로 올리고 계속 크로스 플레이.

‘어떻게든 골문 앞으로 붙여라’ 하는 식으로 플레이를 하다가, 마음이 급해진 김승규가 ‘그 스로 인’을 하면서, 허용준한테 3:1로 벌어지는 골을 먹히고…

 

시안블루: 그래도 김승규는 런 안 했으면 욕을 안 먹었을 것 같아.

 

푸른치: 런한다는 기사 나기 전까지만 해도 울산 팬들은 다, 타 팀 팬들이 ‘그 스로 인’이라면서 놀릴 때, 승규 커버 쳐주고 그랬는데…

 

시안블루: 맞아. 어쨌든 그렇게 허용준이 후반기 포항 임대기간 중 첫 골을 넣었고, 3:1이 됐었지.

2:1 시점부터 울산은 라인 한참 올려서 롱 볼로 계속 전방에 투입하고, 포항은 그냥 내려서서 계속 막는 상황이었는데 그렇게 또 한 골 도망가니까, 울산 선수들도 힘이 많이 빠진 느낌이 들었어.

 

푸른치: 그 이후에는, 사실상 정신적으로 무너지면서 아예 밀려버렸지. 그 실점 시점이 88분이었으니까.

 

시안블루: 그런 와중에도 포항은 계속 역습을 노리고.

그러다 완델손이 이명재한테 PK를 얻어내면서 경기를 끝내버렸지.

 

푸른치: 팔로세비치 PK골로 경기를 끝냈지.

 

결국엔 전술적인 패배야. 김기동 감독이 내놓은 전술에 대응을 애매하게 했다가 완전히 말아먹은 경기였지.

 

 

 

5. 상대 팀의 부러운 점

자존심을 내려놓고, 상대 팀의 부러운 점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았다.

 

 

 

푸른치: 다음은, 2부의 마지막인데, ‘상대 팀의 이 점은 부러웠다’.

2019시즌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이러이러한 이미지, 이러이러한 부분’같은 식으로 서로 부러운 점을 이야기해보자고.

 

시안블루: 포항 팬 입장에서 부러운 건, 일단 기록적인 부분.

울산도 프로축구 원년 팀이고 포항도 프로축구 원년 팀이니까, 같이 프로축구 역사 내내 경쟁을 해왔잖아. 최다승, 최다골 이런 기록부문에서 순위 다툼을 하고 있는 양 팀이란 말이야? 리그 최다 승은 포항이야. 근데 프로 경기 승수는 울산이 포항보다 앞서. 난 일단 거기에서 배가 아파. (푸른치: (웃음)) “우리가 저 자리여야 하는데, 왜 우리 라이벌 팀이 저기서 저렇게 1등을 하고 있나.” 그게 약간 부럽고. (고민) …솔직히 기록 말고는 울산이란 팀에 대해서는 크게 부러운 게 없어.

축구 외적으로 부러운 게 있다면, 이벤트. 울산은 경기 끝나고 뒤풀이마당 하잖아? 그게 부러워.

포항도 작년부턴가 재작년부턴가 ‘퇴근길’이라는 게 생겼어. 선수단 버스 타고 집에 갈 때, 선수들이 초콜릿이나 사탕 같은 거 팬들한테 나눠주기도 하고… 팬 서비스는 되게 좋아. 근데 그건 말 그대로 퇴근길이지, 모여서 따로 시간을 할애하는 행사가 아니잖아.

 

푸른치: 맞아. 그건 퇴근길에 겸해서 하는 행사니까. 팬들이 경기 마치고도 자발적으로 기다려 주니까 하는 분위기지, “무슨 행사가 있습니다!” 하고 알리는 게 아니니까.

 

시안블루: 그치. 그런 행사, 특히 뒤풀이마당이 부럽더라.

 

푸른치: 마케팅의 일환이기도 하지, 그게.

 

시안블루: 응, 그렇게 두 개.

 

푸른치: 울산 팬 입장에서 포항에 부러운 건… 두 가지라고 해야 하나, 세 가지라고 해야 하나…

포항이 2010년대 초반부터, 그러니까 황새 있을 때? 그 때부터 패스 플레이가 아기자기하게 되는 팀이라는 팀 컬러가 생겼잖아? 그리고 나서 그게 쭉 이어져서, 황새가 최진철로 바뀌었다가, 최순호가 들어왔다가, 선수도 물갈이가 많이 됐는데, 그 컬러가 유지되는 팀이라는 게 부러워.

아무리 다이렉트한 축구를 지향한대도… 김기동 감독 같은 경우는 아기자기 하기보다 다이렉트한 축구잖아? 그런 축구가 돼도, 팀 컬러와 같은 패스와 움직임이 기반이 되니까. 그렇게 팀 컬러에 전술을 유연하게 녹일 수 있는 점이 부럽고.

또… 최순호 다음이 김기동이라는 거? 솔직히 최순호일 때는, 포항이 상대하기 쉬운 팀이었거든?

 

시안블루: 그치, 맞아. 전술이 좀 단순했거든.

 

푸른치: 타 팀들도 순호종신, 순호종신 하는 게 괜히 나온 말이 아니야.

 

시안블루: 맞아.

최순호가 2000년도에 감독 대행했고, 2001년부터 2004년까지 감독을 했었어. 그리고 포항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던 거잖아? 내가 2001년 때도 축구를 봤으니까 아는데, 그 때나 최근이나 전술적인 변화가 거의 없어. 축구 트렌드는 계속 변하고, 우리나라에도 전술적으로 뛰어난 감독들이 많아지는 추세인데, 이 사람은 그냥 고인물이야. 변하는 게 없었어.

참고로 나는 최순호가 최진철 후임으로 온다고 했을 때 반대했었어. 2000년대에 이미 이 사람의 축구를 경험해봤으니까. 경기장 직관 가도 졸리고 재미없었으니까.

근데 뭐, 최진철이 워낙 말아먹었다 보니까… 최순호가 결과적으로 포항에 부임해서 팀을 구해낸 건 맞거든? 무랄랴나, 룰리냐 같은 외국인 선수들이 터져주면서.

특히 2018시즌에는 서울에서 데려온 이석현이나 K3 출신 김지민 등 영입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면서 꽤 순항한 편이었어. 그래서 나도 최순호에 대한 평가를 바꿔야 하나 고민을 했었는데, 2019년도 들어가니까 옛날 모습이 다시 오버랩 되는 거야.

 

푸른치: 재미없는 축구…

 

시안블루: 응, 재미없고, 부분전술 없고, 맨날 점유율 축구 한다고 하는데… 점유율 축구는 맞지, 뒷키타카 하니까.

 

푸른치: 점유율은 높지.

 

시안블루: 그치, 쓸 데 없는 점유율. 공격 지역에서는 유지도 못하는 점유율. 공격 자체가 안됐었으니까, 그 땐. 그래서 참 잘 자른 것 같아.

 

푸른치: 다시 돌아와서, 최순호가 있었을 때 포항이라는 팀이 어떤 느낌이었냐 하면, ‘우리만 잘하면 이긴다.’ 이런 느낌이었어. 그냥 우리만 잘하면 이길 수 있는 팀이다. 이런 느낌이었는데,

19년도에 최순호가… 자진사임이었나, 그게?

 

시안블루: 응, 겉으로 드러난 형식은.

 

푸른치: 어쨌든, 떠나고, 수석코치에서 김기동이 올라왔잖아? 김기동이 올라왔을 때, 뭐, 다른 데서 선임하는 것도 아니고,

 

시안블루: 그래, 똑같은 느낌이었지. 얘가 나가고 쟤가 올라온 느낌이었지.

 

푸른치: 최순호가 나가고 최순호 Mk. 2가 올라온 느낌?

 

시안블루: 어, 맞아. 포항 팬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어.

 

푸른치: 뭐, 다르기야 하겠어? 하면서 봤는데. 전혀 색깔이 다른 축구를 하는 거지. 선이 좀 굵어지고. 있는 자원을 잘 활용하는 느낌?

완델손이 그렇게 터지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잖아? (시안블루: 맞아.) 완델손도 터뜨리고, 김승대를 주축으로 해서, 다이나믹한 축구를 구사를 했지.

 

시안블루: 응, 일단 템포부터가 좀 빨라졌어. 최순호 때보다.

 

푸른치: 응, 나도 (김기동이) 템포를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는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그런 축구를 하는 사람이 최순호 밑에 있었다가, 끌어올려진 거잖아. 외부 인사를 영입한 것도 아니니까 사실 돈도 많이 안 썼을 거란 말이야. 그런 식으로도 터뜨릴 수 있었던 점에서 (부러워).

그러고 보면, 김기동은 라이벌 팀이지만 대단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 김승대 보내고 나서도, 한동안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다시 정상화했던 거 보면.

 

시안블루: 응, 외국인 새로 온 선수들, 일류첸코하고 팔로세비치가 터지면서.

 

푸른치: 응, 선수가 터진 것도 있지만, 감독이 터뜨렸다고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 그런 안목과 활용 능력을 가진 감독이 있다는 점이 부럽네.

 

시안블루: 아까 그 포항 팀 컬러 이야기를 해서, 약간 부가적으로 내 생각을 이야기하면, 이건 유스의 힘도 있는 것 같아. 포항 유스는 전통적 강호잖아. 울산 현대고도 지금 잘하고 있지만,

 

푸른치: 우리는 그걸 활용을 잘 못하지.

 

시안블루: 우리는 팀 컬러가 확고해 그 유스 단계부터.

특히 지금 포항 U18 감독이 백기태 감독인데, 이 분이 이동국이랑 포철공고 동기야. 부상 때문에 프로 생활이 길진 않으셨지만 포항에서 뛰었었고. U18감독이 되기 전에는 U12 감독도 했었어.

이런 식으로 우리는 웬만하면 포항 선수 출신을 유스 팀 감독으로 등용하고, 내부 승격을 시키는 경우가 많단 말이야?

 

푸른치: 아, 그러니까 그게 선순환이 되는 거구나.

 

시안블루: 그치, 여기서 팀 컬러가 유지가 돼.

 

푸른치: 우리는… 이게, 이야기가 또 김도훈 XXX로 넘어가는데, 현대고가 나쁜 유스가 아니잖아?

 

시안블루: 현대고 요즘도 잘하고 있잖아.

 

푸른치: 응, 손꼽힐 정도로 좋은 유스 팀이잖아? 최근에도 왕중왕전 우승했고, 재작년도에.

 

시안블루: 작년에도 광주 금호고랑 결승 올라갔었지?

 

푸른치: 응. 그러고 콩산하긴 했지만.

그래도 계속 결승권에 올라가는 걸 보면, 유스 팀이 탄탄한 건 분명한데, 문제는 A팀에서 이걸 활용을 못한다는 거야.

지난 시즌 김도훈 감독 전술을 보면, 공미 자리가 굉장히 중요해. 공미가 노련해야 돼. 왜냐면, 측면을 스피드스터들을 쓰다 보니까 측면에서 중앙을 도와줄 수가 없어.

보통 아기자기한 축구를 하는 팀들은, 측면에 반대 발 쓰는 윙어들을 세워서 중앙 쪽으로 움직이게, 가운데에 있는 플레이메이커에 쏠리는 압박들을 분산시켜 주고, 패스도 받아줄 수 있게 운용하거든? 근데 김도훈 감독은 윙어는 무조건 빨라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아.

 

시안블루: 맞아. 이번에 영입한 정훈성도.

 

푸른치: 응, 정훈성도 클래식 윙어에 가까운 자원이고. 게다가 최전방 공격수의 포지셔닝도 고정적일 때가 많단 말이야?

 

시안블루: (가운데에) 박혀 있다고?

 

푸른치: 응. 박혀 있다고.

그러니까, 예를 들면 김승대처럼 측면으로 찢어주거나 침투를 하면 수비가 딸려 나가면서,

 

시안블루: 공미 쪽에 공간이 생기지.

 

푸른치: 응. 그런데 울산의 원톱은 박혀 있는 스타일로 운용이 되다 보니, 공미가 고생을 XX 많이 해. 도와주는 선수는 없고, 플레이 할 수 있는 공간은 좁고. 그러니까 진짜 노련해야 한단 말이야?

그런데, 현대고에서 올리는 자원들이 거의 공미들이야, 몇 년 동안. 이동경이나, 이상헌,

 

시안블루: 박정인도 요새 나오는 거 보면 2선으로 활용하고 있고.

 

푸른치: 응, 톱으로 쓸 생각은 없어 보이니까. 박정인도 공미에 가까운 위치에서 활동하는 자원이고.

그렇게 현대고에서 에이스 급이라고 끌어오는 선수는 다 공미인데, 그걸 A팀에서 활용을 못하는 거야. 김도훈 전술의 공미 자리는 노련해야 하니까. 공미의 개인 능력이 진짜 너무 중요하도록 전술을 짜 놨으니까.

그래서 다 전반전에만 잠깐 썼다가 빼 버리고. 후반전은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황일수 같은 윙어를 넣어서 베테랑 공미 갈아 넣는 전술로 다시 돌아오고. 그래서 김보경이 부하를 더 받은 것도 없진 않아 보여.

 

시안블루: 이근호를 자꾸 윙으로 돌린 것도 그런 이유였겠다. 공미에 창의적이고 노련한 선수를 쓰는 전술이다 보니까.

이근호는 중앙에 있을 때 훨씬 경기력도 좋았잖아? 근데 그렇게 안 쓰더라고, 김도훈은.

 

푸른치: (고민) …이게 표현이, 괜히 쫄보라고 하는 게 아니야. 이게, 주니오한테 한 방을 기대하는 것 같아.

 

시안블루: 주니오가 골을 잘 넣으니까, 그냥 골문 앞에 박아 놓고?

 

푸른치: 응, 골 결정력은 울산에서 가장 좋은 편이니까.

주니오가 아무리 체력이 떨어지고, 경기 중에 공격 전개 기여도가 그렇게 높지 않더라도, ‘혹시나 후반 막판에 한 골 넣어줄지 모른다!’ 이런 생각으로 안 빼는 거야.

그러니까 악순환이 계속 돌아가는 거. 주니오는 체력이 방전 나서 못 뛰는데, 교체를 안 하니까 경기 양상이 10 대 11이 되는 거지. 그래서 후반전에 계속 가패를 당하는 거고.

어쨌든 유스 팀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럼 쓸 자원을 뽑아가든지!

 

시안블루: 울산 유스의 문제점은 또 뭐가 있냐면, 해외로 자꾸 임대를 보내. 김규형, 김현우, 홍현석, 황재환, 안재준, 오인표, 박규현 이런 선수들이 다 외국에 나가 있잖아.

아니, 선수들 외국 보내는 건 좋아. 가서 더 좋은 인프라를 경험하고, 거기서 성장하는 건 좋은데,

이 임대 계약에서 울산이 이득을 보려면 그 선수들이 경험치를 먹고 돌아와서 잘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김현우 같은 경우에도,

 

푸른치: 이번에 완전이적 했지.

 

시안블루: 그니까! 왜 보내 그걸? 그냥 써도 되잖아, 지금 수비 다 빵꾸 났는데!

키워서 남 주는 꼴 같아.

 

푸른치: 맞아, 그리고 유스 출신 말고도, 신인 선수들도 마찬가지야. 안 써!

 

시안블루: 하긴, 이동원이나,

 

푸른치: 응, 이동원, 손호준, 이현승 이런 선수들 진짜 영입 해놓고 안 써! 왜 영입한 거야?

좋은 신인이 들어오는데, A팀에서 안 쓰고. 그러다 내보내고. 내보내면 밖에서 터지고. 이게 계속 반복되니까!

선수에 맞춰서,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의 단점을 전술이나 선수 조합으로 커버해줄 수 있는 감독만 있으면, 지금 이렇게까지 돈 안 써도,

 

시안블루: 맞아, 젊고 좋은 자원들이 많지.

 

푸른치: 응, 근데 그걸 활용할 감독이 없으니. 지금 이대로 가면, 현대고에서 좋은 물 퍼와서 다른 데 배급하고, 다른 데 배급하고, 이 꼴이 계속 반복되는 거. 이러니 팀 컬러가 생길 수가 있나! 안타까운 일이지.

또… 부러웠던 게, 유니폼 종류 다양하게 많이 냈던 거? 너네 작년만 해도 해병대 에디션 있었고, 홈 킷, 어웨이 킷에다가,

 

시안블루: 서드 킷까지 있었으니까.

 

푸른치: 응, 서드 킷까지 만들면서 시안블루 같은 유니폼의 전통을 지키고 있는 점? 우리는 체스판 됐던 적도 있었잖아.

 

시안블루: 아 맞아, 그 때 르꼬끄였지? 2010년돈가 그때?

 

푸른치: 응, 르꼬끄 넘어오고 갑자기 체스판 되고, 스트라이프 그 다음부터 사라지고.

 

시안블루: 난 그 유니폼 생각할 때마다 오르티고사가 떠올라. 정말 잘하는 선수였지.

 

푸른치: ???(당시에는 축구 안 봐서 모름)

 

시안블루: (멋쩍음) 뭐… 그랬었지.

 

 

 

 

 

 

 


번외. 윙어와 풀백 사이

(1-2. 국가대표 편의 김태환에 대한 이야기 직후)

 

 

 

시안블루: 이건 연장선상인데, 김문환 같은 경우는… 1부리그에서 뛰었던 김진야. 김진야와 김문환의 공통점이 뭐냐면, 자리는 윙백이나 풀백, 수비수 자리에서 뛰는데 수비력이 좋지 않아.

 

푸른치: 어, 맞아. 윙어에 가까워.

 

시안블루: 그치, 부산 팬들도 인정하는 부분이 뭐냐면, 김문환은 풀백으로 수비력이 좋지 않은 것 때문에도 그렇고, 여러가지 능력도 윙어나 윙포워드로 뛰는 게 선수 발전에도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고.

 

푸른치: 돌파력은 괜찮잖아.

 

시안블루: 순간적인 속도나 움직임은 되게 좋아. 근데 그게 수비로 내려왔잖아.

 

푸른치: 그치 수비적인 능력을 어느 정도는 챙겨야지.

 

시안블루: 이건 진짜 우리나라 축구 전반에… 내가 평가할 입장은 아니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윙으로 뛸만 한 자원들을 자꾸 2선이나 윙백으로… 윙백까지도 봐줄 만해. 근데 포백의 풀백으로 뛰게 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대표적인 예로 김문환, 김진야도 그렇고, 안산에 있다가 성남 임대 갔다가 안산에 복귀한 이건이라는 선수도 있거든? 왼발잡이 왼쪽? 그 선수는 원래 대학때까지 윙포워드 보던 선순데, 연령별 대표 다 거치고? 어느 순간 이 선수가 프로 올라와서 연령별 대표에서도 그렇고 수비로 뛰었단 말이야?

이 선수나 (그 외에도) 수비력은 약한데, 이 선수들이 풀백으로 뛰면 오히려 더 독이 될 것 같은 그런 선수들.

 

푸른치: 애초에 중앙이 단단해서 측면 수비수들이 공격적으로 전진을 해도 수비수나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커버가 가능하다, 이런 팀에서는 그렇게 해도 상관은 없다고 생각해. 성공 사례도 있잖아, 김태환 같은.

 

시안블루: 김태환도 그렇고 지금 상주에 가 있는 강상우도 있지. 강상우도 연령별 대표나 대학리그에서 뛸 때, 프로 와서도 처음엔 윙으로 뛰었어. 근데 이 선수가 그 자리에서 경쟁력이 조금 떨어져서 포지션을 풀백으로 바꾸고 나서야 대박을 쳤었지.

그 정도 수준이 되면 괜찮겠는데, 김문환이나 김진야, 이건 이런 선수들은,

 

푸른치: 그니까 이게, 공격적인 풀백이 되어야 하는데, 공격밖에 못하는 풀백이 되어 버리니까.

 

시안블루: 그치, 옛날에 말하던 ‘돌아오지 않는 윙백’ 조원희, 막 이런 느낌. 그렇게 되면 좀 애매해지는 거지.

장점만큼 단점도 확실한 스타일의 선수들인데, 장점만 보고 수비수 자리에 세워버리면 분명히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거지.

 

 

 

번외. 우리 치타는 그런 사람 아니야!

(김광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푸른치: 근데, 그… 아, 한 번 1차전 때, 정재용이랑 김태환이 시비 붙었던 적이 있었거든?

김태환이 드리블하는 장면에서 정재용이 볼을 뺏으려고 발을 뻗었는데, 김태환 뒷발이 걸린 거야. 그래서 앞으로 넘어졌거든? 그리고 땅에 팔을 짚은 상태로 볼을 지키려고 버티고 있는데, 정재용이 김태환 뒤에서 발을 뻗어서 공 가져가려고 하다가 시비 붙은, 그런 장면이 있었어.

근데 그게 커뮤니티에서 김태환이 괜히 시비 건다는 얘기가 나왔었어.

 

시안블루: 그니까 이미지가 중요한 거지 선수가. (웃음)

 

푸른치: 아니, 리플레이가 어떻게 나왔냐면, 정재용이 김태환 뒷발 거는 건 지나가고 그 다음 장면부터 나온 거야. 그냥 김태환이 넘어져서 엎드려 뻗쳐 자세로 볼 지키고 정재용은 그거 뺏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김태환이 일어나서 시비 거는? 그 장면만 리플레이로 나오니까.

왜, 커뮤니티 짤방은 리플레이 장면을 잘라서 만들잖아? 그래서 나도 그 짤방 돌아다니는 거 볼 때는 ‘어? 김태환이 이럴 사람이 아닌데…?’하면서도 실드를 못 쳤었는데, 이번에 이거(동해안대담) 준비한다고 동해안 더비 풀 경기로 보다 보니까 그런 앞 장면이 있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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