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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 새 시즌을 앞두고, 이동경의 재계약 소식이 알려졌다. 곧이어 공개된 인터뷰 기사에서, 이동경은 홍명보 감독과의 면담이 울산 잔류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홍명보 감독은 다른 리그를 경험해보고 싶다고 털어놓은 이동경에게, “네가 팀에 꼭 필요하다. 울산에 남아줬으면 좋겠다. 약속한다. 너를 지금보다 좋은 선수로 만들어주겠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리그 개막에 맞춰 부상에서 복귀한 이동경은 이번 시즌, 지금까지 5경기를 소화했다. 4라운드 포항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선발 혹은 교체로 투입되었다. 이쯤 되면 팀에 꼭 필요하다던 홍명보 감독의 이야기가 빈말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말 때문인지, 이동경의 움직임도 기존에 봐왔던 것과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홍염 축구라는 별명이 붙은 홍명보 감독의 울산에서, 이동경은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을까?

 

무언가 다른 선수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이 글을 준비하기 전까지 이번 시즌의 이동경에 대한 필자의 인상은 ‘왜 이렇게 미적지근하지?’였다. 공격 상황에서도, 수비 상황에서도 이동경의 움직임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이동경이 주력 U22 선수로 활용되던 2019시즌의 모습과 다른 것이 체감될 정도였다. 당시의 이동경은 공격 상황에서의 오프 더 볼 움직임도 수비 상황에서의 압박도 더 활발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이동경은 격렬한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다. 경기 중 많은 시간을 조깅 수준의 속도로 움직인다. 전력질주를 적게 하는 만큼, 팀의 플레이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장면이 적다. 공을 중심으로 경기를 보게 되는 관중 입장에서는, 이런 이동경의 움직임을 소극적·수동적으로 느낄 가능성이 높다. '팀이 측면에서 패스를 주고받으며 전진하는데, 반대편의 이동경은 왜 침투하지 않는가?'

  필자도 처음엔 ‘부상 여파로 제 컨디션이 아닌가?’ 싶었다. 시즌 초반인 데다, 아직 풀타임 출전은 하지 못했으니, 부상 복귀는 했지만 100% 몸 상태가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경기의 흐름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동경에 집중해 경기를 다시 본 뒤, 생각이 바뀌었다. 이번 시즌 이동경은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뛰고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공을 갖지 않은 상황에서 이동경이 주변을 수시로 살핀다는 점이었다. 동료들이 공을 주고받으며 공격을 전개하는 동안, 공과 상관없어 보이는 공간에서도 이동경은 바쁘게 고개를 돌려가며 자신의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주변 상황을 이리도 성실하게 파악하는 선수가 단순히 소극적인 멘털리티 때문에 공과 상관없는 지역에 머무르는 것일까? 그런 의문이 들자, 이동경의 움직임에 무언가 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런 시선으로 이동경의 동선을 따라가다 보니, 이동경의 위치 선정과 움직임이 비슷한 형태로 반복된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 경기 안에서 여러 번, 그리고 여러 경기에서 반복적으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는 것은, 해당 상황이 전술적으로 의도된 형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동경이 의도한 것은, 홍명보 감독이 이동경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여러 경기에서의 정황을 보았을 때, 이동경이 보여주는 위치 선정과 움직임이 지향하는 것은 사이 공간 활용‘다다음 장면으로 보였다.

 

사이 공간 활용: 이동경의 위치 선정

  울산이 지공을 시도할 때 이동경은, 대체로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사이 공간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이동경이 패스를 받았을 때, 두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빠르게 견제할 수 없도록, 양쪽 모두에게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서 있는 모습이었다. 때로는 수비형 미드필더 라인과 센터백 라인의 사이에 위치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 때는 보통 센터백 라인보다 수비형 미드필더 라인에 가까이 서는 모습이었다.

수시로 주변을 살피며 위와 같은 포지셔닝을 유지한다.

  만약 위와 같은 상황에서 이동경에게 패스가 연결된다면 어떨까? 수시로 주변을 확인하며 센터백과의 거리를 유지했고, 그 덕에 돌아설 공간이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러므로 다음 동작에 망설일 필요가 없다. 수비가 접근하기 전에 중거리슛 혹은 스루 패스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형태 외에도, 이동경은 수비수와 수비수 사이의 어중간한 위치를 빈번하게 활용하고 있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이 활용되기 힘들다 판단되는 순간에는, 윙어와 수비형 미드필더 사이 공간으로 가 측면 선수들을 지원하는 모습도 있었다. 끊임없이 주변 상황을 파악하는 부지런함과 공간에 대한 이해도, 상대에게 둘러싸이더라도 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뒷받침되어야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다. 신경 써서 보지 않으면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이동경의 천재성은 여전히 반짝이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아직 실제 경기에서 이 위치 선정이 직접적인 골 찬스로 연결되는 장면은 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이동경은 벌써 몇 경기째 유사한 위치 선정을 보여주고 있다. 팀의 호흡이 맞아가면 맞아갈수록, 동료들도 이동경을 활용한 플레이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경기에서 만들어질 멋진 장면들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다다음 장면: 이동경이 스프린트를 하는 순간

  우리는 지난 경기들의 몇몇 역습 장면에서 이동경의 창조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이동경과 이동준의 합작품이었던 강원전의 골 장면 인천전의 역습 장면은 그동안 울산 팬들이 보고 싶었던 '시원시원한 역습' 그 자체임과 동시에, 홍명보 감독이 이동경을 어떻게 활용하려 하는지 일부분이나마 알 수 있게 해주는 순간들이었다.

  여기에서 사고를 조금 더 이어나가 보자. 이번 시즌 울산의 역습 장면에서 이동경은 꽤 자주 역습의 기점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것이 우연일까? 아니라면, 울산은 어떻게 역습의 시작 패스를 이동경에게 밀어주고 있는 것일까?

 

  김도훈 전 감독이 이끌던 울산은 많은 면에서 강점을 보이는 팀이었지만, 여러 시즌에 걸쳐 지속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김도훈 감독이 선호했던 4-4-2 혹은 4-5-1 형태의 지역 방어는 뛰어난 안정감을 보여주었지만, 지나치게 낮은 수비 위치 때문에 루즈볼 경합에 취약한 모습을 보여줄 때가 많았다. 특히 후반 막판, 수비가 걷어낸 공이 번번이 상대에게 향하는, 소위 반 코트 경기를 당하는 장면들은 김도훈 감독이 가장 비판받았던 부분이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의 울산은 이 부분에서 개선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 전반적으로 역습이 살아났다. 이동준의 합류가 가져다준 효과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그 이전에 수비 성공과 역습을 잇는 연결 고리가 좀 더 탄탄해진 느낌이다.

  그런데, 역습과 수비 성공 이전의 수비 장면을 보다 보면, 의아하게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 상대의 역습 편대가 공을 몰고 울산 진영까지 넘어온 상황, 원두재와 윤빛가람 그리고 윙어들이 수비 가담을 위해 뛰어 내려가는 와중에도, 이동경은 이상하리만치 전력질주를 하지 않는다. 마치 역습을 당하고 있는 팀을 남의 일로 보는 것처럼, 유유자적 조깅하는 속도로 내려오는 모습이 많았다.

  이런 모습들이 이동경 개인의 부족한 수비 적극성에서 기인하는 문제였다면, 경기가 거듭될수록 코칭스태프의 지시로 점차 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울산의 경기들을 돌아보면 비슷한 장면들이 경기에 걸쳐 지속되고 있다. 심지어 이동경이 후반전 교체 투입된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반복되는 상황. 이 역시 전술적인 의도가 있었던 장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홍명보 감독의 의도는 무엇일까?

 

  이동경에 집중해서 울산의 수비 과정을 지켜보다 보면, 수비 진영으로 천천히 복귀하던 이동경이 갑작스레 속력을 올리는 순간이 있다. 팀의 수비 블록이 상대의 공을 끊어내는 순간 혹은 수비 성공이 유력해 보이는 순간에, 이동경은 전력질주를 시작한다. 위에서 예시로 들었던 강원전인천전의 장면에서도 그런 움직임이 보였다.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 뒤쪽에서 갑작스레 튀어나오거나, 비슷한 속도로 움직이다 급가속하거나. 경기 상황에 가담하지 않는 것 같았던 선수의 순간적인 개입에 상대 선수들은 종종 반응하지 못한다.

  예상컨대, 울산은 루즈볼 획득 확률을 높이기 위해, 이동경에게 수비 가담에 대한 유예를 주고 있는 것이다. 홍명보 감독은 수비의 안정감을 더 높이기보다 수비 성공 이후의 역습 전환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동경은 수비 블록에 합류하는 대신, 조금 더 높은 지역에서 기다리다 수비가 걷어낸 루즈볼을 채간다. 빠른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간결하게 전개하는 역습 패스는 덤이다. 역습을 시작하는 이동경의 위치가 높으니 역습의 날카로움도 배가된다.

 

  수비 성공과 역습 전개 사이의 루즈볼 상황 외에도, 이동경이 전력 질주를 시작하는 특징적인 순간이 있다. 팀 동료가 크로스 패스를 시도한 직후 혹은 슛을 시도한 직후였다.

  울산이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공격 마무리 작업을 시도할 때, 이동경은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외곽 지역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이동경의 중거리슛 능력을 살리기 위한 위치 선정일 것이다. 그런데, 그 위치에서 기다리던 이동경이 어느 순간 가속해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뛰어들어가려는 모션을 취한다. 타이밍을 보았을 때 골키퍼 펀칭 이후의 세컨드 볼이나 상대가 머리로 걷어내는 공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움직임은 상당히 위협적이다. 상대 입장에서는 수비에 성공한 직후이기 때문에 더더욱, 이런 움직임에 반응하기란 쉽지 않다.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세컨드 볼을 따낼 수 있다면, 이보다 골에 가까운 찬스는 없을 것이다.

  아쉽게도 아직 이 시도가 성공하는 장면은 찾지 못했다. 공격 장면에서 이동경이 스프린트를 시도할 때마다 야속하게도 상대 골키퍼가 슛을 완전히 잡아내는 등, 세컨드 볼이 발생할 만한 상황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장면들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발생할 장면 또한 기대할 수 있겠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이동경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동안, 필자는 이동경이 단순히 현상에 맞춰 뛰는 게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동경의 움직임은 팀이 맞이하게 될 '다다음 장면'을 지향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것이 개인적인 감상일 뿐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필자의 눈에 비친 이동경은 그랬다. 빠르고 왕성하게 움직이는 이동준, 김인성 등이 바로 이어질 다음 장면의 기회를 위해 움직인다면, 이동경은 그들보다 느리고 적게 뛰지만 그 너머를 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홍명보 감독이 말했던 '더 좋은 선수'라는 것이 이런 모습인 것은 아닐까?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들

  자세히 보고 나니 이동경의 플레이가 생각했던 것처럼 미적지근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전히 이동경의 능력이 다 드러난 것은 아니다. 벌써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지만, 우리가 아는 이동경은 단순히 공격 포인트 외에도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지켜봐야 명확히 알 수 있겠지만, 최근의 이동경은 상대 시야 바깥에서의 움직임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듯 보인다. 속도나 드리블로 상대를 따돌리는 것뿐만 아니라, 지능적인 움직임으로도 상대를 떨쳐내고 자신의 공간을 확보해내는 모습이 이따금씩 보였다.

예를 들면 이런 움직임

  축구에서 천재성으로 표현되는 요소의 다른 말은 의외성이라고 생각한다. 창조적인 선수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고, 빈틈을 보이게 만든다. 이런 간단해 보이는 움직임만으로도 상대의 예상을 벗어나 허를 찌를 수 있다. 인천전의 69분 30초 무렵(영상 1:26:35)에 만들어낸 찬스 또한, 상대 시야 밖으로 움직이는 이동경의 영리함이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이동경의 '미적지근해 보이는' 움직임 또한 이런 의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눈에 띄지 않도록 숨는 중인 것은 아닐까.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다. 첫 번째는 팀이 전방 압박을 시도하는 장면에서의 아쉬움이다. 이동준, 김인성 등의 전방 선수들이 상대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하기 위해 뛰어나갈 때, 이동경의 포지션이 애매했던 장면들이 있었다.

  울산은 주로 빠른 윙어들을 활용해 전방 압박을 시도한다. 이 전략을 효율적으로 구사하려면, 상대의 패스 선택지를 측면으로 유도해야 한다. 포지션 상 팀의 전방 중앙에 위치하게 되는 이동경은 상대 센터백이 중앙을 향해 패스를 시도하지 못하도록 패스 경로를 차단하는 역할을 수행해줘야 한다.

  그러나 이동경의 위치 선정이 애매해 중앙으로 패스를 허용하는 장면이 가끔씩 나오고 있다. 물론 일차 저지선이 뚫리는 것은 경기 중에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면, 후방에서 수비하는 선수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경기 중 한두 번의 실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조금 더 경각심을 가지고 집중해야 하겠다.

 

  두 번째는 제주전이나 대구전같은 상황에 대한 이야기다. 제주전처럼 상대의 강한 전방 압박에 팀이 밀리고 있거나, 김기희의 부상이 있었던 대구전의 후반전처럼 팀이 온전치 못한 상황일 때에는 조금 더 팀에 직접적인 기여를 해줘야 한다.

  울산은 대부분의 포지션에서 상대 팀보다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는 상대적 강팀이다. 그래서 이동경이 몇몇 역할을 팀 동료들에게 맡기고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는 데 힘을 기울여도 큰 문제가 발생하진 않는다. 오히려 그 편이 더 좋은 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 평소의 정상적인 울산이라면 말이다. 그러나 팀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모두가 적극성을 가지고 최대한의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물론, 승점을 잃었던 두 경기에서 이동경이 특별히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 또한 아니었다. 이동경이 모두의 기대처럼 울산의 핵심 선수, 울산의 에이스로 거듭나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이동경이라면 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마치며

  지난 시즌 울산이 FA컵마저 전북에게 내준 순간, 팬들 대신 울어주던 선수. 프로 4년 차에 우승 실패만 세 번이나 겪어야 했던 유스 출신 선수. 그래서 팬들이 가장 애틋하게 느끼는 선수. 해외로 떠날 줄 알았던 어린 프랜차이즈 스타가 잔류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모든 울산 팬들이 대견스러워했고, 고마워했었다.

  이제 이동경은 울산의 미래에서 울산의 주축, 울산의 에이스가 되어가고 있다. 이동경의 이번 시즌이, 그 새로운 타이틀에 어울리는 시즌이 되길 기원한다. 그리고 머지않아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호하는 이동경의 모습도 꼭 볼 수 있길. 우리의 '가장 빛나는 별'이 더 높은 곳에 오를 수 있길. 저도 한 사람의 팬으로서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이 글은 울산 현대 팬 커뮤니티 '울티메이트'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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